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후 경복궁을 수호하는 호국도량(護國道場)으로서 인왕사(仁王寺)를 창건했다고 전한다. 절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소실되었다.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다가 일제강점기인 1912년 박선묵이 선암정사(禪巖精舍, 현 본원정사)를 세우면서 이 절을 중창하였다. 1914년에 탄옹이 인근에 대원암(大願庵)을 세웠고, 1924년에는 자인이 안일암(安逸庵)을 지었다. 이어 1927년에는 춘담이 극락전을 세우고 1930년에는 묘법이 치성당을 신축하는 등 1930년경에 이르면 10여 개의 암자가 모이며 군락을 형성하게 되었다. 1942년에 분리된 여러 개의 암자를 통합하여 다시 ‘인왕사’라 칭하고 봉은사(奉恩寺)의 말사로 등록하였다.
현재 5개 종단의 11개 사암이 ‘인왕사’라는 한 명칭의 사찰 아래서 공존하고 있다. 각 암자마다 종단이 다르고 주지가 따로 있지만, 4년에 한 번씩 대표역할을 하는 총주지를 선출하여 절을 운영하고 있다. 인왕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본원정사(本願精舍)는 대웅전과 요사, 유물관인 심우장(尋牛莊) 등의 건물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주요 법회와 각종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조선 초에 호국도량으로 창건된 단일 사찰이었지만, 근대기에 들어와 여러 개의 암자가 군락을 이루며 ‘인왕사’라는 하나의 사찰로 공존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