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한지철. 104면. 1939년 문장사(文章社)에서 초간하고, 1947년 백양당(白楊堂)에서 재판하였다. 편제는 5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모두 71편 193수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부마다 소표제가 없이 같은 계열의 작품들로 묶어져 있다.
제1부는 「계곡」·「대성암(大聖庵)」 등 9편 34수, 제2부는 「난초」·「매화」 등 14편 29수, 제3부는 「젖」·「그리운 그날」 등 11편 32수, 제4부는 「주시경선생의 무덤」·「광릉(光陵)」 등 12편 31수, 제5부는 「괴석(怪石)」·「뜰」 등 25편 67수의 작품이 정지용(鄭芝溶)의 발문과 함께 실려있다.
작품의 내용은 제1부와 제4부에서는 명승고적에 대한 감흥과 추도의 정을 읊었고, 제2부와 제5부에서는 자연과 계절의 감흥을, 제3부에서는 일상생활의 감흥을 읊었다. 따라서, 회고적이고 일상적인 작품도 있지만 자연의 미감과 계절적인 감흥을 읊은 작품이 더 많다.
서경시 계열의 작품들은 고시조의 옛 격식을 완전히 탈피하고 대상을 본 대로 느낀 대로 실감 있게 표현하여 현대시나 다름없는 시상이나 시감을 구현하려 하였다. 그러한 내용에서의 혁신은 시조의 형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사(記寫) 형식은 전부 3행, 즉 3장이며, 각 편이 2수 이상으로 된 연시조가 대부분이다. 각 구의 자수율도 시조의 기준율에서 벗어나 작자 자신이 주장한 자수의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자수배율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시조는 혁신하자」라는 논문의 취지에 따라 시조의 형식과 내용들을 새롭게 하고자 한 의도에 부합되는 것이다. 그와 같은 혁신적인 면은 그뒤 후진들에게 전승되어 현대시조의 길잡이가 되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시조집은 현대시조문학에 있어서 획기적인 새 방향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