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본. 세로 95.5㎝, 가로 49.5㎝. 고려시대 행정구역을 10도에서 5도양계로 개편한 뒤 제작한 고려의 행정구역도이다.
고려는 후삼국을 통일하였지만 지방에 버티고 있던 호족세력들을 완전히 억누르고 중앙집권화를 이룩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였다. 983년(성종 2) 12목을 설치하여 통치하다가 995년(성종 14) 10도로 행정단위를 개편하였으며, 그 뒤 현종 때 5도양계로 개편하여 비로소 지방행정제도를 정비하였다. 이러한 행정구역을 표시한 지도가 5도양계도인데, 이 지도는 고려시대 여러 차례 걸쳐 제작되었다.
1148년(의종 2) 고려의 이심(李深) · 지지용(智之用) 등이 송나라의 상인 진회에게 이 지도를 팔려다가 발각되어 처벌당한 일이 있었으며, 조선시대 김정호가 제작한 『청구도』 범례에 의하면 고려시대 유공식(柳公植)의 집에도 이 지도가 소장되어 있었고, 고려 말 공민왕 때 나흥유(羅興儒)가 이 지도를 제작하여 국가에 바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5도양계도 원본은 아직까지 발견된 것이 없지만, 이 지도는 조선 초기에 제작된 조선팔도의 기본도로 이용되었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5도양계도로서 1776년(정조 즉위) 이후에 채색 필사된 「고려오도양계도」가 현재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