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고향(故鄕)은 기성 연극인 이원경(李源庚)·신원균(申原均)·윤황(尹滉)·이우형(李祐炯)·전원주(全元珠)·박용기(朴龍基) 등 서울연극학교출신 연기자 9명이 중심이 되어 조직하였다. 창단 당시의 명칭은 ‘69’였으나, 뒤에 ‘고향’으로 바꾸었다.
순수하고 성실한 자세로, 이름을 파는 연극이 아닌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연극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서구의 근대극과 현대극 등 번역극과 사회성 짙은 창작극을 주로 공연하였다. 1970년에 처음부터 상업극이 아닌, 실험성이 짙고 문제의식이 강한 연극을 표방한 창립공연 사무엘 베케트(Samuel B. Beckett)의「마지막 테이프」와 글렌 휴즈의「붉은 카네이션」등을 까페 떼아뜨르에서 공연하였다.
주요 공연작품을 들어보면, 창작극으로는 이원경의「해결되지 않는……」(1970),「김대건신부」(1970), 김영수(金永壽)의「혈맥(血脈)」(1975), 오영진(吳泳鎭)의「인생차압」(1975), 노경식(盧炅植)의「소작지(小作地)」(1979) 등이 있으며, 번역극으로는 몰리에르(Moliere: Jean-Baptiste Poquelie)의「기분으로 앓는 사나이」(1975),「귀족이 될뻔한 사나이」(1976),「스까뺑의 간계」(1977), 아돌 후가드(Athol Fugard)의「시즈위 벤지는 죽었다」(1978), 닐 사이몬(Neil Simon) 작·신정옥 역「선샤인 보이즈(The Sunshine Boys)」와「별을 수놓은 여인」 등이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 1985년 김용락 작「어머니 이야기」, 2000년 김정숙 작「배정자를 아시나요」, 2002년 노경식 작「찬란한 슬픔」, 2007년 박은희 작「뉴욕스토리」, 2008년 구희서·박은희 공동작「광대풍속도」등이 있다.
이 극단의 연출 방향은 사실주의를 기조로 하고 있으며, 몰리에르와 닐 사이몬 등의 희극작품과 뒤렌마트(Friedrich Durenmatt)·아라발(Fernando Arrabal)·아돌 후가드(Athol Fugrd) 등의 현대극작가들의 작품을 정통적으로 해석하여 공연함으로써 비교적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자세를 지켜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