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210면. 1963년 자유문화사에서 간행하였다. 작자의 유고시집으로, 체재는 6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 ‘허무혼(虛無魂)의 선언’에는 「타는 가슴」 등 6편, 제2부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에는 「항아리」·「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 등 5편, 제3부 ‘단장(斷章)’에 「나의 친구에게」 등 6편, 제4부 ‘불나비’에 「나의 스케치」 등 7편, 제5부 ‘백일몽(白日夢)’에 「몽환시(夢幻詩)」 등 5편, 제6부 ‘첫날밤’에 「해바라기」 등 9편, 모두 38편을 수록하였다. 끝에 구상(具常)의 후기가 있다. 이 시집에는 그의 무상관·허무관을 잘 나타내주는 초기의 작품, 즉 「허무혼의 선언」(1923.1.)·「허무의 제단」(1924.1.)·「허무혼의 독어(獨語)」(폐허이후 1호, 1924.1.)·「폐허의 낙엽」(1924.1.) 등의 주요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독신·애연(愛煙)·방랑으로 살다가 간 그의 신화적인 전생애는 그대로 무상관과 허무관을 실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시선에 수록된 작품도 그러한 사상으로 일관되어 있다. 생경한 한자어·관념어 등을 많이 쓴 점이 특색이며, 일종의 관념시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제자 심하벽(沈河碧)이 이 시집의 산파역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