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에 『청춘(靑春)』 제7호에 발표되었다. 일가 여인과 부정한 관계를 맺고 문중으로부터 추방된 아버지를 찾아나선 어린 아들이 천신만고 끝에 부자상봉하게 된다는 인정가화적(人情佳話的)인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일선(一善)·일봉(一鳳) 오누이가 이별하는 장면을 발단으로 아버지 신참봉(申參奉)의 방탕과 표랑의 내력을 서술한 다음, 다시 현재로 돌아와 아버지를 찾아나선 일봉의 고행담이 중점적으로 서술되다가 눈보라치는 광야에서 부자상봉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 소설은 그의 다른 단편인 「한(恨)의 일생」(1915)·「박명(薄命)」(1915)·「재봉춘(再逢春)」(1916) 등과 함께 재래의 신소설에서 볼 수 있는 사건의 남발이나 우연성의 남용, 몽조(夢兆)에의 의존 따위가 많이 제거되어 있어 고대소설적 요소를 벗어나 있음은 물론, 언문일치의 면에서도 신소설보다 진전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인칭소설인 이 작품은 이야기의 진행 중 시점의 혼란이 보이기도 하지만,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본능적 육친애가 인정가화적으로 묘사된, 작가의 대표적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