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중국 본토 사방의 이민족인 동이(東夷)·서융(西戎)·남만(南蠻)·북적(北狄) 중에서 동이(東夷)에 있는 많은 이민족 혹은 대표적인 아홉 이족(夷族)을 의미한다.
구이(九夷)는 흔히 아홉가지 이족(夷族)을 의미하는 말로 알려져 있다.『후한서(後漢書)』동이전(東夷傳)에 구이의 구체적 명칭으로 견이(畎夷)·우이(于夷)·방이(方夷)·황이(黃夷)·백이(白夷)·적이(赤夷)·현이(玄夷)·풍이(風夷)·양이(陽夷)가 나온다. 그런데『논어(論語)』자한편(子罕篇)의 “자욕거구이(子欲居九夷)”,『국어(國語)』노어하(魯語下)의 “통도우구이백만(通道于九夷百蠻)”,『상서(尙書)』와『이아(爾雅)』등에 나오는 구이는 반드시 동이족의 9종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九)는 고대 중국인들이 많다는 것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했던 용어로, 구이의 구는 실제 아홉을 나타낸다기 보다는 ‘많다’는 의미를 갖는 형용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논어정의(論語正義)』등에는 구이의 명칭이 현토(玄菟)·낙랑(樂浪)·고려(高麗)·만식(滿飾)·부유(鳧臾)·소가(素家)·동도(東屠)·왜인(倭人)·천비(天鄙)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한편 동이와는 별도의 표현으로 이해되는 범칭(凡稱)으로서의 ‘이(夷)’를 사용한 우이(嵎夷)·화이(和夷)·도이(島夷)·회이(淮夷)·서이(徐夷)·주이(邾夷)·개이(介夷)·거이(莒夷)·기이(杞夷)·내이(萊夷)·패이(郥夷)·여이(黎夷)·관이(串夷) 등의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볼 때, 구이는 중국 고대에 존재했던 동이 집단들을 전체적으로 일컫는 명칭으로 더 많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이의 명칭이 문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시간의 추이에 따라 구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념이 변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실제로 이의 종족이 단지 아홉 개만 있었던 것은 아니며 적어도 이 집단 중 대표적인 것이 아홉 개 정도 있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는 구이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구한(九韓)’이라는 표현이 있었음이『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타나 있다. 즉, 황룡사구층목탑(皇龍寺九層木塔)의 각 층에 대응되어 신라가 극복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해동안홍기(海東安弘記)」에 일본(日本)·중화(中華)·오월(吳越)·탁라(托羅)·응유(鷹遊)·말갈(靺鞨)·단국(丹國)·여적(女狄)·예맥(濊貊)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