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문성당(文星堂)에서 간행된 시집 『풍랑(風浪)』(총133면)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총 12연 90행으로 되어 있다.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1950년 8월 미처 피난하지 못하고 경기도 광주 근처 산골에서 숨어 지내던 작자가 국군의 시체를 보고 썼다고 알려져 있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작자의 낭만주의와 애국주의가 융합을 이룬 작품으로 전몰용사의 주검을 통하여 애국심을 감동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시의 구조는 유기적 연계를 이루며 구성되어 있다. 제1·2연과 제11·12연은 수미상관(首尾相關)으로 국군과 시인의 감동적 만남이라는 배경을 나타내주고, 제3∼10연은 국군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3연은 죽음을 말하고, 제4·5·6연은 떳떳하고 후회없는 자아를 노래하고 있다.
특히, 제5연은 이 작품의 주제가 되는 부분으로, 조국과 동포의 행복을 위한 자신의 희생이라는 대승적(大乘的)인 자아의 승리를 노래하고 있다. 제7·8·9연은 뒤에 남은 동포에게 당부하는 말이며, 제10연은 결론으로 조국의 한줌 흙이 되겠다고 하였다.
4연에서 11연 까지가 작품의 본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숨을 거둔 국군의 당부가 직접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따라서, 시인은 그 말을 듣고 전달 하는 형식이며 고도의 압축이나 상징미는 비교적 적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당대의 반공 의식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