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약용이 유배생활을 하던 강진 다산초당(茶山草堂)에서 1813년(순조 13) 겨울에 완성되었다. 이 저술을 위한 자료수집은 이보다 앞서 여러 해가 소요되었으며, 제자인 이강회(李綱會)·윤동(尹峒) 등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이 사암연보(俟庵年譜)에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의 서명에서 밝힌 바 ‘고금주’란 공자 이후 모든 주석서를 총망라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저자가 이 책에 쏟은 정열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다.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제2집 제7∼16권에 수록되어 있다.
한나라 때의 훈고학적(訓詁學的) 주해인 고주와 송나라 때의 성리학적 주해인 신주를 모두 소화해 자신의 새로운 견해를 밝혀놓고 있는데, 저자는 고금주 외에도 175장의 새로운 지견(知見)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논어』 521장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엄청난 분량으로 이것을 함께 묶어 원의총괄(原義總括)이라 하여 이 책의 첫머리에 싣고 있다.
그 내용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仁)을 인륜적 실존으로 간주하고 나아가 인류의 성덕(成德)으로 보아 실천윤리의 성과로 파악하였다. 이는 주희(朱熹)의 심성론적 인설(仁說)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둘째, 주희의 충서(忠恕)·이덕설(二德說)을 반대하고 중심행서(中心行恕)의 일덕설을 주장하였다. 또한 서를 인의 실천방법으로 보아 실천윤리로서의 인서론적(仁恕論的)인 측면을 밝히고 있다.
셋째, 주희의 심덕설(心德說)을 반대하고 행동의 성과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론적 덕론(德論)을 제시하였다. 결국 저자는 인·서·덕 삼자로서 실천윤리적 유교의 본질을 천명하였다.
부록으로 「논어대책(論語對策)」과 「춘추성언수(春秋聖言蒐)」가 수록되어 있는데, 전자는 1791년(정조 15)의 저술로서 정조의 내각월과(內閣月課) 때 바친 것이고, 후자는 『춘추』와 『국어(國語)』 등 『논어』 이외의 다른 책에서 신빙할 만한 공자의 말들을 채록한 것이다. 이 두 편의 저술도 저자의 『논어』 연구를 위한 중요한 문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