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제(防潮堤)나 제방 축조 및 도수법(導水法) 등에 관한 내용을 주로 기술한 것이다. 제방 축조에 관한 전문 기술서적으로는 우리 나라 현존 농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농업토목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농서이다.
첫머리에는 이희덕(李熙悳)과 유경종(劉敬鐘)의 서문이 있는데 수리사업과 제언(堤堰:댐)의 중요성, 그리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경지 확장을 하는 데 간척(干拓)이 유리하다는 내용 등을 싣고 있다. 본문의 첫머리에 나오는 「제언사회설(堤堰社會說)」은 부국강병의 기초가 간척을 통한 경지 확대와 수리화(水利化)에 있음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서술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석홍예철망철구론(石虹蜺鐵綱鐵笱論)」으로 그 내용은 돌과 철을 써야 제방이 무너지지 않는바, 돌을 무지개형으로 쌓아 기와지붕처럼 시설하되 개의 어금니가 서로 물린 것 같은 모양[犬牙相制]으로 하면 벼락이 쳐도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철을 사용할 때는 여러 개의 철선을 양쪽 기슭에 닿도록 매어 놓고 그 사이를 철선으로 적절히 얽으면서 그 사이에 돌을 채워 방조제의 기초를 만든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철구법(鐵笱法)이 있는데, 그것은 철망주머니에 돌을 넣어 겹겹이 쌓아 물살이 심한 방조제의 기초 공사를 하는 것이다.
이 방법과 앞에 말한 방법과의 차이점은 전자가 방조제 하나가 한 개의 긴 돌주머니가 되는 데 반하여 후자는 작은 철망의 돌주머니를 무수히 쌓아 방조제를 만드는 것이다. 끝에는 간단한 도수법이 풀이되고 있다.
이 방법 가운데 철구법은 방조제공사의 부분 마무리에 현재도 쓰고 있는 방법으로 매우 훌륭한 고안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연구 끝에 터득하였으나 아직 시험을 해보지 않은 방법이라 이 방법에 대한 중론을 듣고 싶다.”는 구절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서구의 과학을 모방한 것이 아닌 저자 자신의 독창임을 알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모형도 등 도해설명이 없는 점이나,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 농업토목기술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농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