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의 목판본이다. 본명은 『당음정선(唐音精選)』이며 한시 입문자를 위하여 중국의 『당음정선』을 우리의 기호에 맞게 발췌하여 엮은 한시 학습 교재이다.
원나라 양사홍(楊士弘)이 14세기 중반에 편찬한 『당음정선』에는 당나라 시인의 작품이 시기별로 구분되어 있다. 「시음(始音)」 1권, 「정음(正音)」 6권, 「유향(遺響)」 7권 등 총 5책 14권으로 편찬되었다. 이 책은 조선 초기에 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연산군 1505년(연산군 11) 5월 교서관(校書館)에 명하여 이 책을 간행하였다는 기록을 통해 그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1505년 이후 13차례에 걸쳐 간행되었으며 많은 종류의 필사본이 전하고 있다.
「시음」은 당나라 초기 시인 왕발(王勃) · 양형(楊炯) · 노조린(盧照鄰) · 낙빈왕(駱賓王) 등의 시작(詩作) 93수를 수록하였다. 「정음」은 『당음정선』의 가장 핵심으로 성당(盛唐) · 중당(中唐) · 만당(晩唐)의 70여 명의 시인과 그들의 시를 시체별로 편차하여 885수를 수록하였다. 「유향」은 시인으로 전집이 존재하지 않는 작가의 시와 여자 · 승려의 시까지 두루 선별하여 시체나 창작 시기별로 작품을 편차하지 않고 작가별로 수록하였다. 시의 발췌가 구차스럽지 않아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한편 이 책에는 이백(李白), 두보(杜甫), 한유(韓愈)의 작품이 한 작품도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당음정선』을 그대로 소화하기에는 너무나 번다하다고 여겨, 우리의 실정에 맞게 비교적 평이한 오언절구만을 뽑아서 새로 엮고 거기에 한자의 평측(平仄)을 나타내는 점을 찍어 이를 『당음』이라 하였다. 현재 1권 1책의 『당음』은 이 책을 지칭한다.
우리의 한문 독음은 중국과 달라서 사성(四聲)이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평측을 따로 익혀야 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점을 찍었다. 상성(上聲) · 거성(去聲) · 입성(入聲)에는 ●표를, 평측에 통용되는 ‘간(看)’ · ‘과(過)’ 등 글자에는 ◐표를 하고, 평성(平聲)의 경우에는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는 방법을 썼다. 이는 시를 배우면 힘들이지 않고도 한자의 평측을 알게 되는 것이므로 일거양득의 방법이다.
『당음』은 고려 중기부터 200여 년간 이어져 온 송시(宋詩)에서, 당시(唐詩)를 공부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당시를 학습하는 입문서로서 사용되었으며, 이후 조선 시대 시선집(詩選集) 편찬의 모범으로 기능하였다. 또한 어린이들은 여름철에 시원한 모정(茅亭)에서 소리를 높여 음악 공부를 하는 방식으로 당시를 학습하였는데, 이는 어린이의 정서적인 면에도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