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지은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831년 이후에 찬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구 태평양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모두 31송으로 되어 있고, 송마다 옛사람들의 차에 관한 설이나 시 등을 인용하여 주를 붙였다.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에 대한 송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의 토산차에 대한 것은 겨우 6송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중국 차에 관한 신이(神異)한 전설을 중심으로 하는 차의 효험, 생산지에 따른 차의 이름과 그 품질, 차도의 구체적인 내용인 차를 만드는 일, 물에 대한 품평, 차를 끓이는 법, 차를 마시는 구체적인 법 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초의는 토산차에 대해 색깔 · 향기 · 맛 등이 뛰어나 중국 차에 뒤지지 않는다고 찬양하였다. 또, 지리산 화개동(花開洞)의 차밭은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지라고 하였다. 법도에 맞게 만들어지지 못한 차에 대해서는 “천하에 좋은 차를 속된 솜씨로 망치는 것이 많다.”고 안타까워하였다.
차를 따는 시기로 『다경(茶經)』에서 말한 곡우(穀雨) 전후의 시기는 토산차에 적합하지 못하고, 입하 뒤가 적당하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자신의 경험에 의한 주장이다. 그리고 “차를 딸 때 그 묘를 다하고, 차를 만들 때 정성을 다하고, 참으로 좋은 물을 얻어서, 중정(中正)을 잃지 않게 차를 달여야 체(體)와 신(神)이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건(健)과 영(靈)이 서로 화합하면 차도(茶道)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하였다.
체란 물을 지칭하고 신이란 차를 가리키므로 차는 물의 정신이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좋은 물이 아니면 차의 정신을 나타낼 수 없고, 참으로 좋은 차가 아니면 체가 되는 물에서 좋은 차맛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과 영은 차의 신이 건실함과 물이 신령스러움을 의미한다. 마지막 송에서는 다인(茶人)의 심회와 자부를 담은 시를 수록하였다.
이 책에 나타난 초의의 다도정신은 그의 다선일미사상(茶禪一味思想)과 통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경』 등의 옛 문헌이나 시 등을 많이 인용한 술작(述作)이지만, 우리나라 유일의 다서라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