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이 책은 제1차 동학농민전쟁에 관한 자료 가운데 가장 풍부하고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다. 동학농민군의 무장(茂長) 포고문(布告文)이 맨 앞에 나와 있으며, 삼남염찰사 엄세영(嚴世永)이 6월 2일에 올린 장계가 끝에 붙어 있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무장기포(茂長起布) 직후 정부 안에 구성되었을 동학농민전쟁에 관한 종합 대책 부서가 집중적으로 문서를 수집하고 기록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에 수록된 문서는 전라감사, 충청감사, 양호초토사, 각 군현의 수령 등 관리들이 정부로 올린 장계(狀啓)를 비롯한 각종 보고문이 가장 많다. 이 밖에도 동학농민전쟁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각 개항장 감리의 보고, 청나라의 원세개(袁世凱)가 보낸 외교문서, 청일 양국 병력의 상륙 상황 등까지도 실려 있다.
또한 관문서 외에도 동학농민군 진압을 촉구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양반유생의 상소도 삽입되어 있다. 특히 동학농민군이 양호초토사 홍계훈(洪啓薰)과 엄세영 등 관리에게 보낸 원정서(願情書)도 여러 편이 기록되어 있는데, 다른 자료에서는 찾기 어려운 귀중한 자료이다.
그 가운데 호남회생등상서(湖南會生等上書)에는 23개조의 소원이 제시되었다. 그 가운데는 전운소의 폐단, 균전관의 부정, 각종 조세의 이정, 탐관오리 처벌, 동학교도의 신원, 보부상 행패 금지 등 광범위한 시정 요구 조건이다. 홍계훈에게 보낸 호남유생원정에는 대원군의 감국(監國)이 거론되었다.
정부측의 문서에 실린 것으로 주목되는 내용은, 제1차 봉기 직후 정읍과 고창 등지 동학농민군의 이동과 활동, 같은 시기 충청도의 회덕과 옥천 일대 동학교도의 취회와 해산, 전주영장 김시풍의 처단 사유 등 이다.
이 외에 고부 황토현 전투의 참패, 초토영 부대의 지지부진한 작전, 아산만에 상륙한 청나라 군대의 동태, 양호순변사 이원회 부대의 출동, 전주성 전투의 경과, 전주해산 후 사태 진정 대책 등이 주목된다. 강원도 강릉에 사는 이강륭(李康隆)이 소장하고 있다. 『한국학보(韓國學報)』 제3집(1976년 여름호)에 소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