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서울대학교 출판부에서 간행되었다. 이 책은 한국을 중심으로 하되 중국·몽고·인도·이슬람 등 아시아 세계의 교섭사 분야의 논문집이다. 시대적으로는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고 대상 분야도 정치·외교·사회·법제·사상·전적(典籍)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모두 15편의 논문을 사적(史蹟)과 문화교류, 여원(麗元) 관계와 원대 사회(元代社會), 한국과 서구와의 접촉 등을 세 장으로 나누어 각각 5편씩을 수록하고 있다. 저자의 서문과 함께 책 끝에 영문 개요와 색인이 있다.
제Ⅰ장 「사적과 문화교류」에는 중국정사(中國正史)의 외국열전(外國列傳)-조선전을 중심으로-·혜초(慧超)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삼국사기』의 역사서술·『계림유사(鷄林類事)』의 편찬연대· 최보(崔溥)의 『금남표해록(錦南漂海錄)』 등 중국과 조선의 역사서적을 주로 교섭사적 안목에서 다룬 논고를 묶었다.
제Ⅱ장 「여원관계와 원대사회」는 몽고·고려의 형제맹약(兄弟盟約)의 성격·여대 정동행성(麗代征東行省)의 연구·고려 충선왕의 원 무종(武宗) 옹립·원대의 법제-몽고관습법과 중국법과의 상관성-·이슬람교도와 원대사회 등 원대의 사회를 중심으로 한 여·원 관계와 이슬람교도 문제를 다룬 논고들이다.
제Ⅲ장 「한국과 서구와의 접촉」은 다산(茶山)의 진보관-그의 기예론(技藝論)을 중심으로-·남방흑인의 제주표도·목인덕(穆麟德)의 고빙(雇聘)과 그 배경·조선해관(朝鮮海關)과 청국해관과의 관계변동-메릴과 하트를 중심으로-·노황대관식(露皇戴冠式)에의 사행(使行)과 한로교섭(韓露交涉) 등으로 한국을 주체로 한 근대적 교섭관계를 다룬 논고들을 묶었다.
이 책은 극히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나 문제를 좇으면서도 동아시아 세계, 심지어는 동양과 서양의 세계가 상호 교섭하는 구체상을 광활하면서도 심도 있게 보여주고 있다. 다만 『동아교섭사의 연구』라는 책 제목을 감안하면 일본에 관한 문제가 취급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풍부한 사료의 원용과 실증적 및 비교사적 처리능력이 돋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