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와 초기철기시대의 동검·초기철검은 검신(劍身)과 검자루가 별도로 만들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검자루는 나무나 동(銅) 또는 양자가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동제 검자루는 ‘T자’형과 대쪽형〔長鼓形〕의 두 종류로 크게 나누어진다.
‘T자’형은 요령식 동검의 검자루로 검자루끝장식〔劍把頭飾〕이 올려지는 부분〔盤部〕이 같이 주조되어 ‘T자’모양을 이룬다. ‘T자’형은 초기에는 반부의 양끝이 바깥쪽으로 휘고, 반부의 평면형은 가운데가 좁아든 누에고치모양이며, 좁아든 가운데의 양쪽에 구멍이 뚫린 네모난 돌기가 달려 있다. 또한 반부 밑의 자루는 아래 위 두 단의 구분이 뚜렷한 대쪽모양이며, 반부와 자루 전면에 번개무늬풍〔電文風〕의 무늬가 찍혀 있다.
반면, 후기로 갈수록 반부의 양끝이 검신쪽으로 쳐진 것이 많아지고 평면형이 베틀모양이 되면서 가운데의 돌기도 없어진다. 또한 전기에 비해 반부가 짧아지고 두껍게 제작된다. 자루부분도 가운데 마디가 무뎌지고, 무늬는 세밀한 비늘모양의 세모무늬가 찍혀지나 무늬가 다소 조잡해지고 간소화된다.
‘T자’형은 중국의 요령지방에는 많이 발견되나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 신천과 재령군 고산리에서 3개가 출토되었을 뿐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신천 출토 검자루는 반부가 약간 바깥쪽으로 휘었고, 평면형이 누에고치모양이며, 반부 옆면과 자루 상·하단에 번개무늬가 찍혀 있다. 고산리 출토 검자루는 비파형동검〔요령식 동검〕의 말기형식과 같이 출토되었으며, 형태는 앞의 것과 비슷하다.
대쪽형은 세형동검〔한국식 동검〕의 검자루로 ‘T자’형의 반부에 해당되는 부분이 나무로 따로 만들어지면서 발생한 형식이다. ‘T자’형과는 달리 검의 슴베와 자루가 연결되는 부분에 옆면이 긴사다리꼴의 검코가 새로 나타나는데 검코는 별도로 분리되기도 한다.
또한 검자루끝장식과의 결합을 위해 자루의 끝쪽 벌어지는 부분에 4개 또는 6개의 구멍이 뚫려지며, 네모난 꼬다리가 달린 것도 많이 보인다. 무늬는 가는 알갱이〔細粒〕장식이 전면에 돋새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세모·긴네모꼴 무늬가 교대로 새겨지거나 없는 것도 있다.
평양의 평천리·어촌리·미림리·정백동, 대구 평리, 경주, 김해 양동리, 의창 다호리 등지에서 20개 가까이 출토되었다. 평양 평천리, 대구 평리, 의창 다호리에서는 한국식 동검과 같이, 평양 평천리·정백동, 김해 양동리에서는 철검과 결합된 채 발견되었다. 동제 검자루 중에는 ‘T자’형과 대쪽형 외에 검자루 끝부분이 물새모양이나 안테나식으로 된 것이 대구 비산동유적 등에서 출토되고 있다.
검자루는 검자루끝장식이나 검집과 함께 지역과 시간을 달리하면서 그 형식이 변화하였다. 서기전 8∼5세기 무렵의 비파형동검에는 검자루끝 결합형의 검자루에 베개모양의 검자루끝장식이 달린다. 서기전 4∼1세기 무렵의 세형동검 전기단계에서 검자루는 분리형에 십자형의 검자루끝장식이 짝을 이루며 서기전 1세기부터 서기 1세기 무렵의 후기단계에는 검자루와 검코가 결합한 형식이 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