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월부터 12월까지 『신동아(新東亞)』에 연재되었다.
주인공은 극빈한 가정에 불만과 고통을 느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교원이 되어 유복한 가정의 처녀와 혼인한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열등감으로 심한 갈등을 겪다가 끝내는 목사의 도움을 받아 정상을 회복한다는 이야기이다.
강문호는 날품팔이를 하는 아버지와 삯베를 짜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 머리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상급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다. 그는 모교에 급사로 있으면서 검정고시를 치르고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얻기에 이른다. 부임지의 학교에서 모교의 양 선생을 만나 그녀의 친절한 마음씨에 접하여 어릴 때와 같이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하숙하고 있는 부유한 자모 회장의 딸인 여대생 혜경이 강문호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였다. 그는 빈부의 격차가 있음을 알고 무심히 지내려 하였으나, 혜경의 집요한 접근으로 두 사람은 혜경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드디어 혼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강문호는 그의 가난과 열등의식때문에 혜경과의 진정한 결합, 즉 정신적 및 정서적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내면적 갈등 속에 지내게 된다. 그러던 중에 임신하였던 아내가 유산하고 불행히 세상을 뜨고 만다.
그 뒤 강문호는 양 선생의 도움을 받아 목사와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차츰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이 작품은 신분 상승 욕구를 실현하는 가난한 주인공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이야기의 전개 과정 자체가 통속성에 기울어 있으며, 부유한 자모 회장 딸인 여대생 혜경을 주인공의 상대역으로 만든 인물의 설정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계층간의 빈부의 차이가 빚은 열등감을 다룸으로써 삶의 구조적 해부와 그 심정의 풍경이 그에 상응함을 일깨운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