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신동아(新東亞)』 2·3월호에 발표되었다.
주인공 ‘나’는 인위적 세계를 벗어난 자연환경 속에서의 본능적인 생활에 희열을 느낀다.
그러던 중에 들녘에서 개 한 쌍이 벌이는 교미 장면을 우연히 함께 보게 된 나와 옥분은 달빛이 쏟아지는 딸기밭에서 자신들도 마치 자연의 일부분이 된 것으로 생각하면서 정사를 벌이게 된다.
이효석은 초기 동반자작가로 불리던 시절부터 이중적 면모를 보여왔다. 그것은 당대 지식인을 휩쓸고 있던 좌익사상에 대한 감상적 차원의 동경과 에로티시즘에 대한 자신의 체질적이고 개성적인 차원의 동경이다. 「산(山)」(1931)·「돈(豚)」(1933) 등에 이르러서는 개성적 차원이 완전히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들」 역시 동반자작가시대를 벗어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작품으로, 이효석 작품의 개성적 차원이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짐승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동일선상에 놓음으로써 그 의도를 선명히 드러낸다. 동물들의 본능적 행위와 인간의 탈윤리적 행위를 아름다운 본능의 표출로 표현하고 있다.
성(性)을 부끄러움이나 죄의식 이전의 순수한 본능으로 보고자 한 이효석의 ‘에덴의식’, 즉 원죄에 대한 찬가는 그가 이데올로기적인 문학에 한때 동조하였고 그것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돌아섰던 만큼 더욱 강하게 그의 문학적 특질을 형성하는 데 크게 작용하였던 것이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러한 이효석 문학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는 작품이다.
문체는 장식적 수사가 많은 서술적 문체이다. 거기에다 서정적인 묘사로 일관되어 있어 수필과 혼동하기 쉽다. 특히, 전원풍경의 묘사에는 토속어로 된 풀이름·꽃이름 등을 열거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목에서 강한 음악적 율동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을 시적 소설이라든가 한편의 서정시라 말하는 이유는 이런 점에서도 기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