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이후 확립된 북한의 규범적인 언어로서 서울말 중심의 표준어를 대신한다. 북한이 평양말을 문화어라고 한 것은 표준어라고 부르면 서울말을 연상하기 때문에 아예 문화어라고 부르기로 한 것이다. 북한은 정권수립 이후 민족어운동을 전개하면서 언어를 형식은 민족적으로, 내용은 사회주의적으로 바꾸려고 하였으며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문화어 정책이다.
북한은 문화어를 잘 만들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말다듬기사업’을 전개하였는데 정무원직속으로 국어사정위원회를 두고 벌인 이 사업의 작업방침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한자어는 우리말 고유어로 대체하며 고유어가 없을 경우에는 풀이말로 쓰며, 둘째 외래어 역시 고유어로 대체하며, 셋째 정치용어는 무리하게 고유어로 바꾸지 않으며, 넷째 과학 · 기술용어나 이미 대중화된 한자어, 외래어는 그대로 쓰는 것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등 다의적인 뜻을 지닌 어휘들이 생겨났다. 가령 ‘왕’이라는 말은 본래의 임금이라는 뜻보다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라는 용례처럼 으뜸으로 표상하는 뜻이 더 보편화되어 있다. ‘일군’도 정치일군 · 경제일군에서 처럼 새로운 의미가 추가된 단어의 용례가 되었다. 또 현실반영의 새로운 뜻을 가지게 된 알곡고지 · 농업전선 · 공장참모부 · 사상적요새 · 새끼치기사냥군 같은 것들도 있다.
또한 ‘뜯어먹다’ 같은 단어 용례도 있다. 김일성이 언젠가 한 교시에서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뜯어먹고, 바다를 낀 곳에서는 바다를 뜯어먹어야 한다.”고 한 이후 ‘뜯어먹는다’는 말은 새로운 뜻을 갖는 어휘가 되었다. 또 ‘교양’이란 단어처럼 본래의 뜻보다 적극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는 용례도 있다. 교양사업 · 충실성교양처럼 정치적인 뜻이 교양이 가졌던 본래뜻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문화어는 김일성이 쓰는 좋은 말로 규정되어서 ‘지주놈의 상통’, ‘자본가놈이 뒈졌다’, ‘대가리를 돌로 까부신다’ 같은 말도 문화어라는 이름으로 교과서에 수록된다. 또한 사투리를 쓰면 문화어를 훼손한다고 사투리사용을 억제한다. 문화어정책은 <조선어철자법>(1954), <조선말규범집>(1966)이 남북한간에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법, 표준발음법을 차이나게 벌려놓은 것처럼 어휘에서 현격한 차이를 가져오게 하였다.
북한은 문화어가 서울말에 비해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문화어 제정동기가 ‘북한의 수도’인 평양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해도 그것은 평양사투리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