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3월에 써서 그 해 5월 『조선문단(朝鮮文壇)』 제8호에 게재되었다.
아버지 없이 가난한 집에서 자란 열두 살 소년 박돌은 어느날 버린 고등어 대가리를 삶아 먹고 배탈이 나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복통을 일으키게 된다. 어머니인 파충댁은 의원 김초시를 찾아가지만, 김초시는 가난한 파충댁이 돈을 내지 못할 것을 알고 약재료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약을 지어주지 않는다.
약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온 박돌 어미에게 집주인이 쑥뜸을 시키라 권한다. 쑥으로 뜸질을 해 보았으나 새벽이 올 무렵 박돌 어미의 간곡한 기원도 소용없이 박돌은 눈에 흰자위를 까뒤집은 채 죽는다.
아들이 식중독으로 이렇게 무참히 죽어버리자 파충댁은 무섭게 급변한다. 돈 때문에 약을 지어주지 않은 김 초시를 미친 듯이 찾아가 그의 상투를 움켜잡고 의원의 가슴을 타고 앉아서 “네 고기를 내가 씹겠다.”며 김 초시의 얼굴을 마구 물어뜯는다.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에서 활동한 최서해는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을 했다. 이 작품 역시 동시대 하층민이 겪는 가난의 단면과 그 비극적인 삶이 사실감 있게 잘 드러나 있다. 특히, 간결한 문장과 짦은 서사시간은 소설을 박진감 있게 만들고 있다.
다만, 파충댁이 아들의 원수로 여긴 김초시에 대해 벌이는 폭력적 행위 등은 무의식적이고 충동적인 저항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가난을 만드는 사회에 대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지 못하는 단점으로도 지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