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이 책은 유승간(劉承幹)이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요사(遼史)』지리지 등이 오류를 범하였던 발해의 오경(五京)과 부(府)의 위치비정에 저자의 노력이 집중되었으며, 따라서 독창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그 내용을 보면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는 지금의 영고탑(寧古塔) 호이합하(虎爾哈河 : 목단강)의 동쪽이라 하였고, 중경현덕부(中京顯德府)는 상경의 서남방 300리로서 오라(烏喇 : 吉林)의 동남경계라 하였으며, 동경용원부(東京龍原府)는 지금의 함경북도 경성·부령으로 보았으며, 남경남해부(南京南海府)는 지금의 함경남도 북청, 서경압록부(西京鴨綠府)는 지금의 평안북도 강계에서 서북쪽인 압록강 건너쪽으로 비정하고 있다.
이 비정은 고고학적 발굴에 의하여 위치를 확인하는 1930년대 이전의 것으로는 타당성이 정치(精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총론에서 발해의 주체종족을 말갈(靺鞨)로 보고, 지금의 영고탑 부근에서 건국하였다고 한 것은 고구려의 별종(別種)이 계루(桂婁)의 옛땅에 건국하였다고 한 『구당서(舊唐書)』를 비판없이 물리치고 『신당서』에 의존한 흠결이라 하겠다.
이 책을 엮는 데 있어서 서상우가 인용한 서적은 『요사』·『금사(金史)』·『원사(元史)』『자치통감(資治通鑑)』·『성경통지(盛京通志)』·『대청일통지(大淸一通志)』등이며, 정약용(丁若鏞)의 『발해고(渤海考)』나 1900년대초부터 발해사연구에 많은 업적을 올렸던 일본학계의 성과는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한계가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