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3권 1책. 원래의 제목은 ‘임좨주백가의시집(林祭酒百家衣詩集)’이다. 일반적으로 ‘백가의집’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전하는 중간본에는 조문발(趙文拔)의 서와 남수문(南秀文)의 발이 있다. 서문에 의하면, 초간본은 최우(崔瑀)가 임유정이 죽은 뒤에 일부를 수습하여 간행하였다고 하였다. 구체적 연대는 알 수 없다. 임유정 사후에 바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간본 발문에 의하면 1440년(세종 22)에 경상도 안동부에서 간행되었다.
『백가의시집』은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이전의 시구들을 모아서 시를 짓는 집구시 형식의 시집이다. ‘백가의시’란 집구시(集句詩)·집고시(集古詩) 등과 같은 개념이다.
권1에 5언시 95수, 권2에 7언시 79수, 권3에 7언절구 115수 등 모두 289수가 수록되어 있다. 「궁중사경(宮中四景)」·「영설(詠雪)」·「추일도중(秋日途中)」 등과 같은 서정적 시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백가의시집』의 「궁중사경」는 춘·하·추·동 5언율시 4수로 되어 있다. 왕우칭(王禹偁)·호진유(胡眞儒)·두순학(杜荀鶴)·백낙천(白樂天)·왕관의(王官儀) 등의 주로 당나라 시인의 시구로 이루어져 있다.
장(長)·망(忙)·향(香)·장(章)의 운으로 되어 있다. 평측도 5언율시의 형식에 맞게 이루어져 있다. 내용은 궁중에서의 네 계절의 변화에 따른 감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
『백가의시집』의 「상은문지주사11수(上恩門知奏事十一首)」는 최우에게 올린 것으로 보인다. 7언절구 11수로 이루어져 있다. 임유정은 순수하게 자신이 지은 시는 한 편도 없다. 모두 남의 시구를 가져다 엮어서 시로 만들었다. 비록 남의 시구를 가져다 시를 짓기는 하지만, 자신의 서정을 잘 담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