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12월 24일부터 31일까지 7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연재되었고, 그 뒤 1954년에 간행된 단편집 『별을 헨다』에 수록되었다. 계용묵 문학의 후기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 중의 하나로서, 광복 후의 어려운 시대상황이 잘 드러나 있다.
만주에서 살다가 독립이 되자 아버지의 유골을 파가지고 고국으로 돌아온 주인공 모자는 1년이 넘도록 방 한 칸 구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나마 지금까지 살고 있던 초막마저 비워야 할 형편이다. 만주에서 나올 때 같은 배를 타고 오면서 알게 된 친구가 일본집에 수속 없이 들어 있는 사람을 내쫓고 대신 살 수 있게 해준다고 제의했으나 거절한다.
작년 겨울에 자기자신도 수속 없이 들었던 일본집에서 쫓겨났기에, 같은 처지가 될 다른 사람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이들 모자는 고향인 이북으로 가려고 서울역에 도착한다. 그러나 거기에서 우연히 만난 고향 사람이 이북도 마찬가지라서 이남으로 넘어온 것이라는 말을 듣고서 귀향을 단념하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해방 이후 분단된 현실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점 중의 하나인 귀환민들의 주택난을 반영한 작품으로서 월남인들의 애환을 통해 당시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계용묵 후기 단편 중의 대표작품이다. 특히, 현실에 대해 관조적 태도를 보여온 작가의 기존 태도와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현실에 밀착하여 시대적 혼란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 대해 총체적인 인식에 도달하지 못하고 현실에 대한 환멸을 드러내고 있다는 한계점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해방공간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