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전라북도박물관에 의해서 조사되었다. 구지부락은 부안읍 서북방 약 4㎞ 지점에 위치한 안팎높이 20㎝ 정도의 구릉대지상을 두른 계단상 성책지이다. 최초에는 구지리유적으로 보고되었으며, 성터의 경우 구지리 토성으로 불리었다.
부안읍에서 계화면 궁안리로 통하는 길을 따라 약 2.5㎞를 가다보면 동진면 당상리의 당상마을이 나온다. 구지마을은 당상마을에서 남서쪽으로 약 0.5㎞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곳은 계화면 궁안리와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마을 동쪽에는 구지산(해발 27.5m)이 위치하고 있다. 유적은 구지산의 구릉 정상부와 그 사면일대에 분포하는데 계단식으로 경작되는 밭과 민묘에 의해 많이 파괴되었다.
남변 중앙에는 남문지, 북동우에는 북문지로 보이는 흔적이 있고, 곽 외에 우물터로 생각되는 웅덩이가 있다.
성곽 내에서는 적갈색와질토기조각, 삼국시대 경질토기조각 등이 채집되었고, 남면한 남문지 부근에서는 적갈색민무늬토기조각이 산포되어 있다.
석기류로는 안산암(安山岩)계통의 석재를 사용한 돌보습〔石犁〕 1점, 부채꼴 돌날긁개[石刃石器] 3점, 내만된 돌날긁개[內彎刃石器] 1점, 외날돌도끼 1점 등 뗀석기류와, 점판암제 간돌칼 · 숫돌 조각 등이 있었다.
민무늬토기조각 중에는 붉은간 토기가 확인되며, 바리형[鉢形] · 독형[甕形] 등의 기형과 함께 쇠뿔형손잡이가 다수 관찰된다.
와질토기조각의 바탕흙은 모래를 섞지 않은 정선된 점토질로서, 기면에는 삿무늬[繩席文]를 두드리고 어깨에 톱니무늬를 둘렀다. 쇠뿔형손잡이는 빈약해지고, 고리형손잡이도 나타난다.
삼국시대 토기조각은 거의가 도질토기지만 와질에 가까운 것도 있다. 문양은 문살무늬에 권대를 두른 것과 삿무늬 등이 있고, 파상집선문(波狀集線文)도 나타난다. 기형은 외반된 아가리, 직립 아가리 등 단지아가리 파편이 있고, 개배(蓋杯)조각도 있었다.
이 유적은 민무늬토기시대 말기에 취락이 자리잡고, 농경생활을 하였음을 돌날 · 돌보습 등으로 짐작할 수 있다. 삼국시대에 들어서는 성책을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이 삼국시대의 백제 계화현(皆火縣)인 지벌포(只火浦, 伎伐浦)의 옛 터임은 지명으로 보아도 짐작된다. 구지(九芝)는 구지벌[舊只火]에서 비롯된 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