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제국신문』에 연재되다가 1908년에 김상만(金相萬) 발행, 변영헌(卞榮憲) 교열로 광학서포(廣學書鋪)에서 간행하였다. 처첩의 갈등이 주요 줄거리로 되어 있는 소설이다.
서 판서의 아들인 주인공 정길은 기생 평양집을 들어 앉히고 본처 이씨 부인을 축출한다.
그 뒤 간악한 평양집은 뚜쟁이를 통하여 이씨 부인을 황은율에게 팔아 넘길 흉계까지 꾸몄으나, 이씨 부인의 쌍둥이 남동생 승학이 변복하여 위기를 넘긴다. 이승학은 황가를 속여 뚜쟁이의 조카 옥희와 한방에서 지낸 뒤 정체를 밝히고 장래까지 약속한 다음 그곳을 떠난다.
그 뒤 승학과 하인 돌이에 의하여 평양집과 하녀 금분이의 죄가 탄로 나자 그들은 법의 처단을 받게 된다. 한편, 이 부인의 아버지 이 승지가 귀양살이에서 풀려나며, 아버지를 찾아가던 이 부인도 곤경에서 벗어나 온 집안이 활기를 찾게 된다. 또한, 승학은 옥희와 혼인을 하고, 정길은 회개하여 중국 상해로 가서 공부하게 된다.
이 작품은 축첩 제도의 악폐와 그에 따르는 악랄한 불법적 행위를 비판, 규탄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일종의 교훈소설이면서, 결국에는 주인공 정길이 외국 유학길에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지어 신교육의 필요성을 부르짖던 시대적 흐름에 동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계급타파 의식이나 신결혼관·신교육관 등의 개화 의지가 표출되어 있어 새로운 시대의식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처첩간의 갈등을 통해 혼인제도에 숨겨져 있던 계급성을 비판하고 있는 평민의식 및 신학문의 고취를 가미한 전형적인 신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야기 자체는 처첩 갈등이 중심인 점이나 주인공의 외국 유학 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점 등은 전통적인 가정 비극 유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지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