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12월 『개벽(開闢)』에 발표되었다. 「물레방아」·「벙어리 삼룡(三龍)」과 함께 나도향의 후기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강원도 철원(鐵原)에 사는 땅딸보·아편쟁이·노름꾼 김삼보(金三甫)와 그의 아내 안협집이 부부가 된 데 대해서는 억측만이 구구할 뿐 자세한 내력을 아는 사람이 없다.
안협집은 인물이 고운 대신 무식하고 돈만 알아 정조 관념이 약한 여자이다. 노름에 미쳐 집안을 돌보지 않는 남편을 대신해서 안협집은 동네 삯일을 하며 지내던 중, 어느 집 서방에게 당하고 쌀과 피륙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것처럼 좋은 벌이가 없음을 깨닫고 나자 안협집은 자진해서 그런 벌이에 나서게 되었다. 힘이 세어 호랑이 삼돌이라고 불리는 뒷집 머슴 삼돌이는 둘도 없는 난봉꾼인데 안협집을 노리나 성공하지 못한다.
삼돌이는 우연히 안협집과 뽕밭에 갈 기회가 생겨 그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으나 안협집이 뽕지기에게 붙들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김삼보가 귀가해서 부부싸움이 벌어졌을 때 앙심을 품고 있던 삼돌은 안협집의 행각을 일러 바친다. 분격한 김삼보는 자백을 받으려고 안협집을 무자비하게 구타한다. 그 다음날 김삼보가 집을 떠나자 안협집의 생활은 전과 다름없이 계속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 「물레방아」와 더불어 가난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도덕의식 와해, 성 윤리의 와해 등이 작품의 주제를 이루고 있는 농촌 사실주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무지한 주인공들은 가난의 근원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손쉬운 수단으로서 성과 본능에만 탐닉한다. 이처럼 윤리의식이 제거된 본능을 추구하는 주인공을 작가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1985년에는 이두용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1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