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총 71쪽. 체제상으로 보아 ‘처의록(處義錄)’이라 표제한 전반부와 ‘부일기(附日記)’로 표제된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기상으로 전반부는 의병이 일어나는 시대적 배경이 되는 1884년 갑신정변부터 제천의병 해산 후 유인석이 서간도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1899년까지의 의병 관련 사실들을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우선 의병의 당위성을 밝힌 뒤 갑신정변, 갑오경장, 을미사변 등 일제의 조선침략으로 인한 민족과 국가의 위기상황을 논급하였다.
이어 1895년 12월(음)에 이필희(李弼熙), 이춘영(李春永), 안승우(安承禹), 서상렬(徐相烈), 김백선(金伯先) 등에 의해 제천의병이 결성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이어 단양으로 이동해 처음 접전하게 되는 상황도 기록하였다. 그리고 이듬해 3월 서울에서 제천의병 진압을 위해 파견된 관군의 대장 장기렴(張基濂)이 국왕의 의병해산 선유조칙(宣諭詔勅)을 그의 일가라는 이유로 필자에게 전달한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서간도에 망명해 있던 유인석과 교환한 서신의 내용, 그리고 서상렬과 이필희를 조상하는 제문 등이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다.
한편, 후반부는 제천의병의 활동기간인 1895년 12월 3일부터 이듬해 5월 17일까지 약 6개월간에 걸친 기록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우선 전국에 창의격문(倡義檄文)을 발표한 사실을 비롯해 12월 3일 의병 결성 뒤 제천에서 단양으로 진출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이어 12월 8일의 단양전투, 그리고 이듬해 5월 15일 의병이 영월, 평창으로 이동하기까지의 여러 전투상황 등을 생생하고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반부와 후반부는, 체제와 서술 방식을 달리하고 있지만, 기술 대상과 시기가 다소 중복되는 경우도 있다.
1993년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독립운동사자료집(韓國獨立運動史資料集)-의병편(義兵篇)-』에 그 전문이 영인 수록되어 있다.
제천의병에 실제로 참전했던 필자가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기술한 까닭에 을미의병의 주요부대였던 제천의병의 활동 전모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