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26면. 작자의 제1시집으로, 1937년 한성도서(漢城圖書)에서 간행하였다. 여기에는 「고요한 밤」 · 「석류」 등 32편의 서정시와 서사시 ‘견우'의 ‘序’, 제1부’, ‘제2부’, 제3부' 등 4편을 합하여 전체 36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서정시들은 대체로 순수서정을 다루고 있으면서 간간이 민족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 주된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입김은 눈같이 희다/내 입김은 눈같이 외로웁다/내 가슴은 눈같이 보드럽다/내 가슴은 눈같이 편안하다/저 발자욱은 어디까지 닿았을까/저 발자욱은 어느 곳에 그쳤을까.”라는 「눈오는 날」의 한 부분에서 보듯이, 전원서정을 바탕으로 삶의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분홍저구리와 긴 치마자락/기름도 안바른 머리단과 숫된 마음씨/한마디 뭇는 말에도 가벼히 낯붉히고/때때로 눈치들면 그 맑은 우슴마저/너무나 수집은 조선의 소녀/오직 그대만이 나의 사랑이외다.”라는 「조선의 소녀」처럼 민족의식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시 「독수리」와 같이 다소 모더니즘풍의 감각을 지닌 시도 발견된다. 서사시 「견우」는 본격장편서사시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서사시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너스’ · ‘견우’의 노래 및 ’합창’ 등을 삽입하여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특이한 시도라고 하겠다. 여기에는 모두 3부까지 실려 있는데 말미에 ‘견우 전편종(前篇終)’이라는 부기가 달려 있는 것으로 미루어 완결된 작품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전체적으로 서정시와 서사시를 함께 수록한 점에서 특이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 시집이며, 또한 임학수 시의 기본세계를 보여준 첫 시집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