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바탕에 수묵으로 그렸고, 크기는 세로 117.2㎝, 가로 52.6㎝이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눈이 내린 겨울에 추위를 견디는 소나무의 모습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꼿꼿한 기상을 상징한다. 이인상이 화면 가운데에 소나무를 대담하고 강렬하게 배치한 것은 이러한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곧은 소나무 위에는 타지법(拖枝法 : 90도로 꺾여 굴곡이 심한 나뭇가지)의 각이 진 나뭇가지가 춤을 추는 듯하고, 아래에는 각이 진 모양의 바위가 양쪽에서 호위하는 듯하다.
구부러진 소나무는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질듯이 양쪽으로 가지를 뻗고 있다. 곧은 소나무와 구부러진 소나무의 형세가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소나무나 바위를 그린 윤곽선을 보면, 자주 절(節)을 주어 끊어질 듯 이어지게 표현하였는데, 그 필세(筆勢)에 골기(骨氣)가 배어 있다. 소나무 껍질의 질감은 군데군데 희끗희끗한 잔설(殘雪)을 제외하고는 타원형의 붓질과 연한 먹을 우려냄으로써 독특하게 표현하였다. 이처럼 담묵(淡墨)으로 우려낸 기법은 배경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눈이 내리는 잿빛 하늘을 표현하고 있다. 대담한 구성에 골기가 내재된 필법과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한 묵법을 사용하여 소나무의 상징성을 강하게 부각시킨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