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5권. 구상덕이 20세가 되던 1725년(영조 1) 7월부터 1761년(영조 37) 8월까지 만 37년 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농가의 생활을 기록하고 있다.
일기의 서술 방식은 우선 각 해당 날짜의 간지와 날씨를 반드시 명기하는 것을 공통적인 특징으로 한다. 날씨와 자연 현상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어 이 시기의 기상 변화에 대한 매우 상세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본문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성격으로 나뉘어져 있다. 우선 선비로서 접하게 되는 제반 활동과 경험에 관한 내용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과거 응시, 서원과 향교의 출입, 향내의 선비나 수령들과의 교유, 각종 제의에서의 집례 등이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중년 이후 가장 큰 관심을 기울였던 서재 훈장으로서의 경험도 소개되고 있다. 또한, 일기에는 상당수의 시문(詩文)이 남아 있고, 그 속에는 한 사람의 식자로서 농촌의 수탈과 모순에 대한 강한 울분과 불만을 토로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다음으로 농사와 농가 생활에 관한 내용이 자주 언급된다. 모내기와 이앙의 시기, 퇴비나 수확의 시기와 경험 등이 소상하게 실려 있다. 또한 환곡, 진휼, 권분(勸分: 수령이 그 고장 부자에게 권해 극빈자를 구휼하는 것) 혹은 부세 문제 등 관가의 정책에 관해서도 세심하게 관찰해서 보고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의 미가(米價), 어물가, 곡물가 등 생필품에 관한 물가 변동이 주기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조선 후기 경제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밖에 명화적(明火賊)이나 이인좌(李麟佐)의 난을 비롯한 이 시기의 사회사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일기는 앞으로 농업사, 민속사, 사회사, 경제사, 교육사 등 여러 분야에서 보다 세밀한 검토 작업이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