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50면 내외. 1952년 12월 대구에서 창간되었다. 발행인은 유치환(柳致環)이며, 편집위원으로는 유치진(柳致鎭), 구상(具常), 이정호(李正鎬), 김춘수(金春洙), 김윤성(金潤成), 설창수(薛昌洙) 등이 있다.
수록시로는 박두진의 「악화 초(惡火 抄)」, 이호우(李鎬雨)의 「창」, 김윤성(金潤成)의 「대답」, 박목월(朴木月)의 「손」, 김요섭(金耀燮)의 「밀항」, 조병화(趙炳華)의 「통근버스」, 이설주(李雪舟)의 「밤송이」, 유치진의 「대결」, 김춘수의 「꽃」, 이원섭(李元燮)의 「그날」, 이덕진(李德珍)의 「별과 나와」 등이 있다.
이중에서 유치진의 「대결」은 1950년대 초 전란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한 예가 된다. 때는 정히/20세기도 한고비의 한낮/가뭄 불볕이 아찔아찔/크낙한 분소같이 불타는/여기 K읍이라는!/이름없는 그러나·명료한 절대의 손바닥에 내려서서//더러 위엔 종일을/주림같은 푸로펠러의 신음소리 울려나고/일편(一片) 인식(認識)의 영?(影?)조차 용납 않는/이 가열한 원시의 부정에/차라리 나는/하나 오점!/뇨뇨한 애련(愛戀)에 감정하여 서다 처럼 이 시는 전쟁으로 인한 초라한 실존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상황을 부정하려는 자아와 엄연한 현실이 대결하는 한낮, ‘하나 오점’밖에 안되는 현실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잘 형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동인지에는 시 뿐만 아니라 이종후(李鍾厚)의 「새로운 세계관의 확립을 위하여」, 설창수의 「시와 혁명」, 김춘수의 「시 스타일론」 등의 시론이 실려 있다.
이 밖에도 장만영(張萬榮)의 「자작시감상」, 이정호의 「구상소론」, 김성욱(金聖旭)의 「뽈 발레리단상」이라는 꽁뜨 등의 다양한 글도 수록돼 있다. 특히 구상의 「시단분포도」라는 글이 의미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글은 전쟁으로 인해 전국 가지로 흩어져 있는 문인들의 소재 파악과 문단 동향을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인지로는 『신작품』(1953.1. 부산)과 『영도』(1953. 광주), 『청포도』(1953. 강릉), 『시정신』(1954. 목포), 『호서문학』(1954. 대전) 등이 이무렵 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