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가 23세 때 고서에서 본 것과 스승으로부터 들은 바를 가지고 한시의 이해를 위해서 엮은 것이라 한다. 그의 문집인 『여암전서(旅菴全書)』 권8에 전한다.
『시칙』은 다섯 개의 도표와 그것의 설명으로 짜였다. 먼저 시의 본질적 기본요소로서 체(軆)·의(意)·성(聲)의 총체적 골격을 짜고, 이어서 이들의 개별적인 성격을 도표로 그려서 설명하였다.
의는 주의(主意)와 운의(運意)로 나누고 다시 주의는 송미(頌美)·기자(譏刺)·우애(憂哀)·희락(喜樂)으로, 운의는 점배(占排:알맞게 배열하는 것)·취사(取捨)·활축(闊蹙:글의 뜻을 폈다 접었다 하는 일)(搆結:글을 얽어 매어 완전한 문장으로 만드는 일)로 나누어서 시의 우열을 따졌다.
다음으로 성은 오음(五音)과 십이율(十二律)에다 시를 결합시켜서 시의 음악성을 따졌다. 다음으로 창작의 원리와 방법론으로는 사(事)·물(物)·정(情)을 제기하여 이에 대한 시창작의 상관관계를 설명하였다.
끝으로 시의 전체적인 짜임을 결정하는 기(起)·승(承)·서(敍)·전(轉)·식(息)·숙(宿)·결(結)·졸(卒)을 시와 결부시켜 설명하였다.
『시칙』은 선례(先例)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도를 하였는데, 특히 이론을 도식화하였다는 점과, 시를 오음 십이율에 배합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