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쎄실은 1977년 임석규(林碩奎)를 중심으로 극작가 정하연(鄭夏淵)·오종우(吳鍾祐), 연출가 채윤일(蔡允一)·문호근(文昊瑾), 음악가 김용만·장덕산, 연기자 김동수·채승희 등 젊은 무대예술인들이 모여 극단을 창단하고 ‘창작극 시리즈’를 선언하면서 출발하였다.
‘창작극 시리즈’는 당시 번역극보다 한국 연극의 발전과 관객의 폭넓은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획되었다. 이 극단의 창립공연은 1977년 이상(李箱)의 소설「날개」를 정하연이 각색한 것이었다.
그러나 2회 공연 예정이던 오종우 작「지하도(地下道」가 연습 중에 ‘공연예술윤리위원회’의 심의에 걸리자, 참여했던 동인들이 대부분 탈퇴하고 채윤일 등 몇몇 연기자들만이 남게 되었다. 이후 극단은 연출가 채윤일 중심으로 바뀌었으나, 경영난 때문에 그 운영권이 문예진흥원으로 넘어갔다.
‘창작극 시리즈’로는 정성주(鄭聖珠) 작 「장생가(長生歌)」, 조세희(趙世熙) 원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현화(李鉉和) 작 「안개」·「누구세요?」·「산씻김」·「0.917」·「카덴자」·「불가불가(不可不可)」, 이윤택(李潤澤) 작 「혀」·「오구-죽음의 형식」·「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김현묵 작 「엄마」, 이강백(李康白) 작 「영월행 일기」·「오, 맙소사!」·「진땀 흘리기」등이 있다. 이 중 「0.917」과 「카덴자」는 잔혹극적 연출로 찬반논란을 일으켰으나, 각각 5백 회 이상의 장기공연으로 각각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하였다.
또한 쎄실은 1987년 「불가불가」, 1989년 「오구-죽음의 형식」, 1990년 「혀」, 1995년 「영월행 일기」, 1997년 「산씻김」, 2000년 「오, 맙소사!」 등의 작품으로 서울연극제에 참가하였고, 1991년에는 작품 「카덴자」로 일본 도쿄[東京] ‘타이니엘리스 페스티벌’에 참가하였다. 1998년에는 「산씻김」으로 ‘취리히(Zurich) 세계연극페스티벌’에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스위스 4개 도시(라시드 퐁, 제네바, 취리히, 벨리쵸나)를 순회공연하여 우리 창작극을 유럽에 소개한 바 있다.
이 극단은 이현화의 「불가불가」가 1987년 서울연극제에서 희곡상, 1988년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 한국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작품상·희곡상 등을 수상하였고,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로 1995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하였으며, 2002년 「진땀흘리기」로 ‘한국연극협회 베스트 7’에 선정된 바 있다.
쎄실은 번역극과 상업극으로 퇴색된 우리의 정통성을 지키려 노력하였고, 창작극을 통해 우리극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 알리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