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 31행의 자유시로 전통적 서정시 계열에 속한다. 1963년 『신사조(新思潮)』 2월호에 발표되었으며, 작자의 제5시집인 『풍림(楓林)의 음악』(정양사, 1963)에 재수록되었다.
「아가」는 작자의 사랑과 신앙에 뿌리를 둔 시작생활 가운데 사랑 쪽에 비중이 더 큰 초기단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내면으로 깊어가는 사랑의 열정을 노래한 시이다. “사랑을 가진 나”의 “너를 부르는 한 목소리”가 세번 반복되면서 작품의 기본적인 골격을 이룬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선물로 받은 빈 자리라 여기며” 체념하고 살아가지만, 마음 속으로 너를 부르는 소리만은 제일 높은 하늘, 제일 깊은 바다, 제일 먼 땅끝까지 들릴 것이라는 간절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 문학에서 전통적 주제 가운데 하나인 이별의 정한을 다루면서 그것을 보다 심화하는 한편 세련된 형태로 재구성해서 보여주고 있다. 진부한 주제이지만 현대적 형태로의 가공을 통해 전통적 서정시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