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청춘(靑春)』 9∼11호에 게재되었다. 기혼 남자인 ‘나’를 주인공으로 한 서간체의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나는 와세다대학에 다닐 때 사귄 김일홍의 누이인 김일련을 소개받고 열렬히 짝사랑하지만 기혼 남자라는 법과 도덕 때문에 거절당한다. 나는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는 도중 배가 수뢰를 맞고 파선되었을 때 같은 배를 탄 김일련을 우연히 만나서 극적으로 구조한다.
몇 해 전 사실 나는 상해에서 심한 감기로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김일련에게 간호를 받은 바 있었다. 김일련은 그 동안 어느 수재형 대학생과 열렬한 사랑을 하다가 그가 폐병으로 죽은 뒤에 베를린으로 유학 가던 길에 조난을 당한 것이다. 김일련과 나는 소백산의 산림 속을 달리는 기차에 동승하고서 예상할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삶과 자연에 대하여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광수의 초기 작품인 「윤광호(尹光浩)」나 「소년의 비애」가 그렇듯이 「어린 벗에게」도 작가 신변의 일을 허구화한 것이다. 작중의 김일련이라는 여성은 신성모(申性模)를 여성화한 것이라고 이광수는 어느 신변기에서 밝힌 바 있다. 1913년 상해에서 망명 청년들(홍명희·문일평·조용은·송상순)과 같이 다닐 때 감기에 걸린 이광수를 신성모가 지극히 정성을 다하여 간호한 사실이 있다.
이 우정을 소설화한 것이 「어린 벗에게」라고 한다. 소설 문장이라기보다는 아직도 관념적인 논설투의 이 소설은 자유연애와 개성의 해방을 주장하고 민족주의 계몽에 대하여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이광수의 주장은 그의 전 작품에 걸쳐 연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