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는 대체로 30가구마다 한 틀씩의 연자매를 마련하였다. 보리와 조가 주곡인 이곳에서는 연자매가 필수적인 농기구였기 때문이다. 개인이 소유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대부분은 공동으로 제작하고 계를 조직하여 관리, 운용하였다.
계원이 아닌 사람이 방아를 찧을 때에는 사용료를 받아 수리비에 썼으며, 계원들은 방앗일뿐만 아니라 상을 당하거나 집을 짓거나 묘소를 수리하는 경우에도 쌀 따위를 모아 부조하는 것이 관례였다. 따라서 제주도의 연자매계는 농가생활을 영위하고 마을사람들이 화합하는 데에 없어서는 아니 될 집단이기도 하였다.
1974년의 조사시 하가리의 가구 수는 195가구, 인구는 670명으로 연자매는 9틀(이 가운데 4틀은 철거되고 5틀만 사용 중)이었는데, 이는 평균 27.7가구당 한 틀의 비율이었다.
제주도 9개 마을의 평균치는 한 틀당 30.6가구로서 하가리는 이보다 조금 낮은 편이었다. 이 마을 방아계의 좌목(座目)을 보면 기본금 한 냥씩을 모아서 이자를 놓아 상을 당하였을 때 곡식을 부조하며, 방앗일이 바쁠 때에는 선착순으로 찧고 방아를 고치는 일에 게으른 사람은 출자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축출시킨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 마을에서는 불린 이자로 연말에 소를 잡고, 계장(契長)을 비롯한 임원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계원들이 자축하는 모임인 ‘젯본조’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