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8책. 필사본. 작품의 내용을 분석해 볼 때, 작자는 경사(經史) 및 제자백가와 그 밖에 ≪삼국연의 三國演義≫·≪열국지 列國志≫·≪수호전 水滸傳≫ 등을 포함한 다방면의 서적과 관제·고사 등에 능통한 고급 관료 출신으로 보이며, 저작된 시기는 조선 중기쯤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현재 3종의 필사본이 전해지는데, 규장각 도서본은 8권 4책으로 초고본(草藁本)에 해당된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2본은 모두 8권 8책으로 초고본에 비해 문장의 기교가 한층 잘 다듬어지고 정사해 편집한 것인데, 필체가 일정하지 않다.
이 작품의 배경은 중국의 강서(江西)지방을 무대로 했으며, 시기적으로는 송대에 해당된다. 또한 다수의 실존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당나라 문종 때 하동절도사(河東節度使)를 지내고 뒤에 병부상서에 오른 유공작(柳公綽)과 송나라 태조 때 시중(侍中)을 지내고 노국공(魯國公)에 봉해진 범질(范質)의 자손들이 주요 인물로서 작품의 전편을 통해 흥미진진한 사건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현묘진인(玄妙眞人)이라는 도가계통의 인물과 영원니(靈遠尼)라는 불가의 인물을 통해 처첩간의 갈등이나 권력의 주변에서 자행되는 횡포 등을 시기적절하게 해소, 무마시키는 한편, 선조들의 선악에 따라 자손들의 영욕이 결정지어진다는 이른 바 사필귀정의 논지를 주제로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가문의 성쇠는 전적으로 여자들에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토대로 그 시대의 사회상을 집약시켜 표현하면서, 때때로 독자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통해 교훈적인 경구를 제시하고 있다.
실존 인물의 묘사에서도 각 인물이 지닌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점은 이 작품이 사실성을 바탕으로 구성한 것인 반면, 때때로 등장 인물들이 환몽 상태에서 선계의 인물과 담화하는 장면 따위의 삽입은 이 작품의 허구성을 가리키고 있어서 이 소설의 구조적인 특성을 한마디로 규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두 53회에 걸친 긴 이야기를 연쇄적으로 구성해 사건을 중심으로 반전과 대립 등의 기교와, 또는 인물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한 자아 발견 등의 구조를 매우 치밀하게 전개하는 한편, 소박하고 평이한 수사(修辭)에 의해 인간의 도덕성 회복을 초점으로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