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시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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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생존한 유학자 윤희구의 시 「교거잡감」 · 「동경잡영」 · 「소조자제」 등을 수록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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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생존한 유학자 윤희구의 시 「교거잡감」 · 「동경잡영」 · 「소조자제」 등을 수록한 시집.
내용

불분권 1책. 연활자본. 서문과 발문이 모두 없어 간행연도와 간행경위 등을 알 수 없다.

≪우당시초≫는 470여 수의 시로 이루어졌다. 오언절구 3수, 오언율시 14수, 육언절구 3수, 칠언절구 106수, 칠언율시 300여수, 오언·칠언 고시가 50여 수를 차지하고 있다. 오언·칠언 율시와 오언·칠언 절구 등의 다양한 시 형식에 의하여 시작이 이루어졌다. 칠언시 계열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칠언 율시와 칠언절구를 합한 수가 전체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언시는 거의 짓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하다.

≪우당시초≫의 전체적인 내용은 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며 주변의 사물을 완상하는 등 친구와의 교유과정에서 주고받은 시와,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거나 고적·경승을 찾아 여행을 하며 읊은 것이 대부분이다.

≪우당시초≫의 <교거잡감 僑居雜感>은 저자가 광릉 부근에 살면서 그곳에서의 한가하고도 고적한 생활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시이다. 넷째 시에서는 이목구비가 분명하여 똑똑해 보이는 어린 아들이 촌뜨기 아이로 변화하여 가는 모습을 보며, 그 서글픈 감정을 희화적으로 읊고 있다.

≪우당시초≫의 <동경잡영 東京雜詠>은 경주에서 무열왕릉·첨성대·반월성·불국사·포석정 등의 유적을 돌아보고, 또 신라의 김유신(金庾信)·설총(薛聰)과 같은 인물을 회고하며 지은 시이다.

≪우당시초≫의 <소설야음 小雪夜吟>에서는 “한 잔 두 잔 어찌 그리 운치가 있으며, 오언·칠언 모두 써볼 만하다.”라고 하였다. 술과 시로 자오(自娛)하며 시름과 걱정을 해결하려는 저자의 체념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당시초≫의 <수자운학사 酬紫雲學士>의 5수에서 “오늘밤 탁주 석잔을 하고 나니, 문밖 세상일은 알지 못하겠네.”라고 하였다. 친구를 찾아 술을 마시며 세상을 잊어 버리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소조자제 小照自題>는 늙어 가면서 술 먹는 것이 일이요, 좋은 것은 박지원(朴趾源)과 같은 글을 짓는 것과 신위(申緯)와 같은 시를 짓는 일이라고 한 자화상적인 시편이다. 여기서 작자 윤희구는 자신의 삶과 인생을 시와 술로 개괄하여 형상화하고 있다.

≪우당시초≫의 내용은 첫째 자아를 실현하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친구를 맞아 시름을 잊으려 한다. 둘째 자신의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설 자리를 잃은 문인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두 가지 시의 경향은 모두 당시 현실에 깊이 뛰어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현실에 대항할 의지도 상실한 채 왜축되어가는 자아를 시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우당시초≫에 수록된 시의 전체적 내용은 현실이 배제된 관념적이고 낭만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다. 매우 정적이고 애상적인 서정의 세계로 일관되어 있다. 조선 말기의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며 현실과 양심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지식인의 갈등과 방황하는 의식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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