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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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대보부모은중경
불설대보부모은중경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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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외의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부처가 직접 설하지 않은 불교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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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인도 이외의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부처가 직접 설하지 않은 불교경전.
내용

석가모니가 직접 교설한 것처럼 ‘불설(佛說)’이라는 이름을 빌려 위조함으로써 정전(正典)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의경(疑經)을 가리킨다. 엄밀한 의미에서 위경은 중국 등에서 새로 제작된 경전을 일컫는 것이지만, 위경은 아니라 하더라도 서역·남해(南海) 등에서 불교의 보급을 목적으로 토속신앙 등과 결합하여 정통불교의 교리나 사상과는 다른 내용을 설파하는 의경까지를 통칭하여 위경이라 한다.

중국에서는 한(漢)나라와 위(魏)나라 때 인도와 서역에서 전해 온 불경의 한문 번역이 성행하면서부터 위조되거나 유사한 경론이 출현하기 시작하여 동진(東晉) 때에는 이미 위경이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즉 도안(道安)이 374년에 찬술한 ≪종리중경목록 綜理衆經目錄≫에 위경 목록이 수록되었다.

이것은 승우(僧佑)가 지은 ≪출삼장기집 出三藏記集≫ 권5에 <신집안공의경록 新集安公疑經錄>을 안배하여 도안이 파악한 ≪보여래경 寶如來經≫ 2권 등 26부 30권의 위경을 인용, 수록하였기 때문에 후세에 알려진 것이다. 이로 보아 도안이 활동한 4세기 중엽에 이미 위경에 대한 파악과 분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 ≪승우록≫에는 승우 자신이 파악한 위경을 신집의경위찬잡록조(新集疑經僞撰雜錄條)에 20부 26권을 더 수록하였으며, 별도로 승법니소송출경입의록조(僧法尼所誦出經入疑錄條)에서 ≪보정경 寶頂經≫ 1권을 비롯한 21부 35권의 위경을 수록하고 있다. 그 밖에 ≪광홍명집 廣弘明集≫ 권3 및 비장방(費長房)의 ≪개황삼보록 開皇三寶錄≫ 등에서 없어진 그 전대(前代)의 불전 목록에서 발췌한 위경이 수록되어 있다.

이를 살펴보면, 보창(寶昌)의 ≪양대중경목록 梁代衆經目錄≫에는 의경 62부 67권이, 원효서(院孝緖)의 ≪불법록 佛法錄≫에는 46종 46질 60권의 의경이, 이곽(李廓)의 ≪위세중경목록 魏世衆經目錄≫에는 비진경(非眞經) 62부와 비진론(非眞論) 4부, 전비진우인망칭경(全非眞愚人妄稱經) 11부가 수록되었다. 법상(法相)의 ≪제세중경목록 齊世衆經目錄≫에 인작록(人作錄) 51부 106권이 수록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현존하는 중국의 불전 목록 중 법경(法經) 등이 지은 ≪대수중경목록 大隨衆經目錄≫에는 삼장(三藏)을 통틀어 의혹분(疑惑分) 55부 68권, 위망분(僞妄分) 142부 335권이 수록되어 있다. 수번경(隨翻經) 사문 및 학사들이 지은 ≪수중경목록 隨衆經目錄≫ 권4에는 의위(疑僞) 209부 491권이, 도선(道宣)의 ≪대당내전록 大唐內典錄≫ 권10의 <역대소출의위경론록 歷代所出疑僞經論錄>에 183부 334권이 수록되었다. 명전(明全)의 ≪대주간정중경목록 大周刊定衆經目錄≫ 권15의 <위경목록>에는 228부 419권이 수록되었다.

중국 불전 목록 사상 그 최고봉을 점유하며 가장 정밀하고 체계적인 목록이라 할 수 있는 지승(智昇)의 ≪개원석교록 開元釋敎錄≫ 권18의 <의혹재상록 疑惑再詳錄>에 14부 19권, <위망난진록 僞妄亂眞錄>에 392부 1, 055권을 수록함으로써 위경에 대한 총정리를 가하고 있다. 또 원조(圓照)의 ≪정원신정석교목록 貞元新定釋敎目錄≫에서도 <의혹재상록>14부 19권, <위망난진록> 391부 1,491권을 수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는 4세기 중엽 이래 시대적으로 끊임없이 계속 증가하여 ≪정원석교록≫이 찬술된 8세기 말엽에는 의경과 위경이 무려 405부 1,500여 권에 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위경 제작동기도 대단히 다양하다. 즉 토속신앙을 흡수하여 이루어진 ≪시왕경 十王經≫·≪고왕관세음경 高王觀世音經≫, 말세사상을 내포한 ≪상법결의경 像法決疑經≫, 위정자의 권계(勸誡)를 목적으로 한 ≪인왕반야경 仁王般若經≫과 ≪범망경 梵網經≫이 그것이다.

그리고 선종(禪宗)의 전통과 관련된 ≪대범천왕문불결의경 大梵天王問佛決疑經≫, 영험과 관련된 ≪사천왕경 四天王經≫·≪관정경 灌頂經≫·≪점찰선악업보경 占察善惡業報經≫, 불교 중 특정의 교의(敎義)를 강조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대불정수능엄경 大佛頂首楞嚴經≫·≪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대반열반경후분 大般涅槃經後分≫이 있다.

또한 중국 재래의 유교와 도교를 불교와 조화시켜 민심을 선도할 목적으로 보응성보살과 보길상보살을 복희와 여와의 전신(前身)으로 각각 설하는 ≪수미사역경 須彌四域經≫, 공자를 유동보살(儒童菩薩), 안회(顔回)를 광정보살, 노자(老子)를 마하가섭의 재탄(再誕)으로 하는 ≪청정법행경 淸淨法行經≫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위경은 대장경, 즉 정장(正藏)에서 제외되어 대부분 없어졌으나, 약간은 대장경에 스며 들어 잔존하고, 최근에 돈황(敦皇)에서 출토된 것도 다소 있다.

우리 나라에 유포된 대표적인 위경은 ≪불설대목련경 佛說大目連經≫과 ≪불설대보부모은중경 佛說大報父母恩重經≫을 들 수 있다. ≪불설대목련경≫은 석가모니의 십대제자 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가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는 그의 어머니를 구하였다는 ‘목련구모(目連求母)의 설화’ 및 아함부(阿含部)의 여러 경전에 수록된 목련의 전기에서 착상하여 태동시킨 것이다.

이 경은 ≪우란분경 盂蘭盆經≫을 더욱 심화시킨 돈황 출토물인 목련변문류(目連變文類 : 10세기의 산물로 추정)의 영향을 많이 받아 우리 나라에서 11세기경 경전으로 성립된 위경으로 볼 수 있다. ≪목련경≫은 1106년 (예종 1) 7월에 강경(講經)하였다는 기록이 있어서, 우란분재(盂蘭盆齋)와 관련하여 각 사찰이나 일반 민중에서 간행, 유포되었다고 보고 있다.

또 조선시대에도 1447년(세종 29)부터 1924년까지 약 13회에 걸쳐 간행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므로,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전국적으로 간행, 유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부모의 ‘십은(十恩)’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부모의 은혜를 자세히 설명하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불효한 자식은 죽은 뒤 지옥에서 무서운 형벌을 받게 된다는 적극적인 보은을 강조한 경전이다. ≪대주간정중경목록≫에 수록된 이래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 초기부터 유통되었다.

현재 알려져 있는 고려시대의 사경(寫經)은 1250년의 사기(寫記)가 있고, 간본은 1378년부터 1912년까지 약 51회 간행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유포사항을 보면 전 시대·전국에 골고루 개판된 사실에서 ≪부모은중경≫이 민중 속에 드넓게 유포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위의 두 위경은 불교의 인생관 또는 효사상을 엿볼 수 있는 경전으로서 유교의 ≪효경≫을 능가하는 효사상을 강조한 경전이다. 이 경전이 우리 사회에 널리 유포됨으로써 효를 바탕으로 한 전통사회를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그 특징과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위경은 비록 대장경의 목록에 수록되지 못하였으나, 동양에서 불교가 일반 민중 속에 뿌리를 내리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는 점에서 정전(正典)에 못지않은 불전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 제55권 목록부
『中國目錄學史』(姚名達, 臺灣商務印書館, 1981)
「한국판 부모은중경연구(父母恩重經硏究)」(조순향,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77)
「목련경(目連經)의 성립경위」(김성수, 『도서관학논문집』 10,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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