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책. 1940년 유인본으로 30부를 간행하였다. 각 문자를 설명한 예증은 ≪강희자전 康熙字典≫·≪집운 集韻≫보다 많고, 현재 통용되는 ≪대한화사전 大漢和辭典≫·≪중문대사전 中文大辭典≫도 문자적 측면에서는 이 책에 미치지 못한다.
권대운의 후손으로 경술국치를 당하여 사법권이 일본 정부에 넘어가자, 판검사로 몸담고 있던 법조계를 물러나 일반백성이 되어 공주에서 문자학에 몰두하였다. 1910년부터 23년 동안의 각고 끝에 1933년 초고의 완성을 보았다. 이때 그는 이미 70세의 나이로, 오랜 동안의 집필 끝에 손이 불구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각고의 결정은 중동학교(中東學校) 교장이었던 최규동에 의하여 빛을 보게 되었다. 정인보(鄭寅普)를 통하여 이 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었던 최규동은 권병훈을 자기집에 유숙하게 하고, 막대한 경비를 부담하여 중동학교 구내에서 사자(寫字)한 지 7년 만에 출간을 보게 하였다.
이 책은 간행된 문자서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저자의 독특한 견해에 따라 문자를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특기할만한 것으로 췌획설(贅畫說)·은의설(隱義說) 등이 있는데, 의미작용 없이 덧붙여진 획이 있다는 설과 어떠한 획에 숨은 뜻이 있다는 설로, 전자는 중국의 동작빈(董作賓)도 인정한 바 있다.
문자배열도 독창적인 바 이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부수(部首)에 의한 배열이고, 둘째는 획수의 다과 및 자형의 구조에 따른 배열이다. 부수는 기본부수와 첨가부수가 있는데, 기본부수는 ≪강희자전≫의 체계를 따른 부수이고, 첨가부수는 기본부수의 아류가 되는 부수로 이를 모두 합쳐 660여 부수를 설정하고 있다.
이 책은 양적인 면이나 내용면에서 문자서의 신기원을 마련한 책으로, 동작빈이 말한 것처럼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문자서의 집대성이라 아니할 수 없다. 1983년 경인문화사(景仁文化社)에서 영인, 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