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집람』 권2∼4와 『이문속집집람』 1권으로 된 4권 1책. 『이문』은 명나라와 주고받은 외교문서를 모아놓은 책으로 최세진(崔世珍)이 이문의 학습참고서로서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1539년(중종 34)에 편찬하였다.
첫머리에 실린 최세진의 집람 범례에 의하면 어려운 어구를 상고하여 풀이하고 모르는 것은 승문원 소장의 『각년질정록(各年質正錄)』을 참조하여 풀이하였다고 한다. 또한, 권1이 없는 것은 『이문』 권1이 한어(漢語), 곧 중국어인 선유성지(宣諭聖旨)이므로 이문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 집람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문』의 분량이 많지 않은 데다, 그 중에는 당시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것도 있었으므로, 홍치∼가정 연간의 문서에서 이문을 가려 『이문속집』을 편찬한 뒤에 그 집람도 만들었다고 한다. 요컨대, 이 책의 편찬으로 이문의 학습서와 그 참고서가 어느 정도 완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집람이란 『노박집람(老朴集覽)』 등의 예에 따라서, 표제어 아래 한문의 협주를 다는 방식이다. 그 주석에 간혹 ‘향명’·‘향언’·‘속언’이라 하여 고유어를 한글로 적어서 대응시키거나, 독특한 이두어와 우리나라의 한자어를 대응시킨 것도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명나라의 속어에 대한 참고서일 뿐만 아니라, 국어사자료로서도 가치를 가진다.
원간본은 1539년 간행되었을 것이나 전하지 않고 중간본이 전한다. 현재로는 16세기 중엽의 간행으로 보이는 『증정이문집람(增定吏文輯覽)』이 가장 빠르다. 이 책은 갑인자본으로 동국대학교 소장본이다. 흔한 것은 간기가 없으나 판식 등으로 미루어 을해자본(乙亥字本)의 복각으로 보이며 17세기 중엽의 목판본이다. 따라서, 원간본은 『노박집람』과 마찬가지로 을해자본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의 모든 중간본은 방점은 없지만, ㅿ와 ᄠᅳᆷ이 정확히 사용되어 있다. 그러므로 협주에 나타난 약 80여개의 고유어는 물론이거니와 이두어와 한자어 역시 중세국어의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이 책은 1942년 『훈독이문(訓讀吏文)』에 부록으로 간행되어 널리 보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