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6책. 한글 필사본(筆寫本). 김광순(金光淳) 소장(所藏)의 「이씨효문록」(6권 6책), 박순호(朴順浩) 소장의 「니시효문녹」(6권 6책, 권 4 낙질(落帙)),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본 「이씨충효록」(1권 1책, 낙질)이 있다.
「이씨충효록」은 185면이 남아 있다. 「이씨충효록」을 6권 6책의 「이씨효문록」과 비교해 볼 때, 「이씨효문록」 권 3의 3분의 2까지의 내용과 같다. 「이씨효문록」은 「오왕별전」으로 연작되나, 아직까지 「오왕별전」은 발견되지 않았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문가(名門家) 후손인 이문환은 후사(後嗣)가 없는 형 이창환(성암공)에게 원비 화씨 소생(所生)의 아들 명현을 양자로 보낸다. 명현은 위 소저(小姐)와 혼인하고 양부모를 친부모처럼 모신다. 창환의 부인 유씨는 집안의 많은 재산을 두 딸 부부에게 물려주기 위해 영설과 영희 두 딸과 공모(共謀)하여 명현과 위 부인(위 소저)를 해치려고 한다.
명현은 유모(乳母) 정유랑이 길에서 데려다 키운 빙염을 자신의 소실(小室)로 삼는다. 그 뒤 유 부인은 갖은 방법으로 명현을 모함(謀陷)한다. 임금의 총애(寵愛)를 받는 만 귀비(貴妃)는 임금에게 부탁하여 자신의 조카 만 소저를 명현과 혼인시킨다. 유 부인과 두 딸은 만 부인(만 소저)를 구슬려, 원비 위 부인의 자리를 빼앗을 계교(計巧)를 짠다. 마침 창환과 문환은 숙모가 80세로 위중(危重)하다는 소식을 듣고 숙모의 문병을 간다. 그리고 동생인 성환만 남게 된다.
유 부인은 이 틈을 타서 명현에게 원위를 만 부인에게 주라고 명하고, 만 귀비의 도움으로 위 부인을 장사로 유배(流配)를 보낸다. 위 부인은 유배를 가던 도중에 만 부인이 숨겨 놓았던 자객들을 물리치고 장사에 도착한다. 이때, 이창환이 돌아와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이창환은 유 부인과의 부부의 의를 끊고 유 부인을 구가(舊家)로 보내고, 두 딸도 모두 보내려고 하나 명현이 반대하여 그만둔다.
한편 빙염은 어떤 재상(宰相)이 자신을 딸이라고 부르며, 금낭(錦囊)으로 오빠와 아버지를 찾으라고 하는 꿈을 꾼다. 빙염은 유모에게서 금낭을 찾아 내어 마침내 아버지 서호와 만난다. 이에 명현은 빙염을 다시 정식으로 재실(再室)로 삼는다. 한편 유 부인은 병을 얻어 앓고 있는데, 빙염이 죄를 뒤집어쓰고 영원정에 갇힌다. 명현은 만 귀비의 모함으로 유배를 간다. 임금이 죽자, 태자(太子)가 즉위하여 만씨 삼족(三族)을 멸하고 만 부인은 명현이 돌아와 처치(處置)하게 한다.
만 부인은 전 급사와 사통(私通)하고, 주술(呪術)로 유 부인을 병들게 하니 냄새가 코를 찔러 모두 유 부인의 간병(看病)을 포기한다. 명현이 돌아와 유 부인을 간병하여 완쾌시킨다. 한편 도망갔던 만 부인이 잡혀 오자, 명현은 그녀를 처형한다. 마침내 빙염과 위 부인이 돌아오고 집안은 화평(和平)해진다.
나라에서 과거를 열어 명현의 아들 재희가 장원에 급제(及第)하고, 재희의 다른 형제들도 차하(次下)로 급제한다. 임금의 숙모 단양공주가 일찍이 딸(청안공주=엄 소저)을 두어 사위를 구하던 중 임금께 아뢰니, 임금은 엄 소저를 재희와 혼인시킨다. 추밀사(樞密司) 화백운도 재희를 보고 혼인을 청하나 거절당하고 임금께 아뢰니, 임금은 바둑 내기를 통해 화백운의 딸과 재희를 혼인시킨다.
동오왕 변국진이 난을 일으키자, 재희는 평서(平敍) 대원수(大元帥)가 되어 출전하여 변국진의 난을 진압한다. 재희는 상경(上京)하여 오공의 작위(爵位)를 받는다. 그 뒤 온 가족이 혼인하고 무궁(無窮)한 영화를 누린다. 마침내 명현이 죽자, 천자(天子)는 명현에게 효문 선생이라는 휘호(徽號)를 내리고 명현의 초상(初喪)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준다. 영희의 남편인 정선이 명현의 사적(士籍)을 자세히 알고 자세히 기록했다고 하며 작품이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재산 상속을 둘러 싼 전통 제도와 새로운 장자(長子) 상속 제도 사이의 대립 문제를 그린 작품이다. 한쪽은 현실적 손익에 바탕을 두고 장자인 이명현을 일방적으로 모해하지만, 이명현은 유교적(儒敎的) 이상(理想)에 바탕을 둔 지극(至極)한 효의 실현(實現)으로 이를 극복(克服)한다. 이것은 유교적 이념을 통해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상론(理想論)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작품에는 현실적인 면모(面貌)를 보여주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유 부인의 경우 노후에 대한 근심이라는, 현실적이며서도 인간적인 이유 때문에 악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점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명현의 아들인 이재희는 무과(武科) 응시(應試)를 두고 부모와 반목(反目)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현실과 이상의 괴리(乖離)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 작품 속에 나오는 갈등은 17세기에 야기(惹起)되었던 재산 상속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삼대록」과 연작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그 형태가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씨효문록」은 늦어도 18세기 초에는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