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의 국문 필사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29장)과 사재동(史在東) 소장본(37장) 및 김동욱 소장본(34장) 「훈실젼」(부제 「윤구젼」) 등 총 3종의 이본이 전한다. 이본 연구 결과 국립중앙도서관본이 가장 선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7대 독자인 이윤구는 어려서 부친을 잃고 모친 슬하에서 자랐다. 최 진사의 딸과 혼인하여 아들을 얻었으나 이후 모친이 별세하고 아들도 곧 죽는다. 꿈에 나타난 모친을 통해 자식의 죽음이 선조의 업보임을 알게 된 이윤구 부부는 이후 선행에 힘쓴다. 이윤구는 도적을 만난 노승을 구해주고, 최 부인은 병이 난 장한림의 아들을 젖 먹여 살린다.
하루는 황 판서가 이윤구 어머니의 묘 뒤에다 자기네 묘를 쓰자, 이윤구는 그 묘를 파헤치고 어머니의 산소를 다시 만든다. 황 판서의 보복으로 이윤구는 처형을 당할 지경에 이르게 되는데, 어사가 된 장한림의 아들이 이윤구를 구해준다.
이윤구는 제주도로 유배를 가다가 배가 난파하여 표류한다. 잉태 중인 최 부인이 그 소식을 듣고 친정으로 가는 도중 겁탈 당할 위기에 이르지만, 몸종 귀선이 최 부인으로 가장하여 물에 자신의 몸을 던짐으로써 최 부인을 구한다. 물에 빠진 귀선은 용왕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최 부인은 계모의 개가 강요를 피해 달아나지만, 계모는 최 부인을 쫓아와 가혹 행위를 하다가 천벌을 받아 즉사한다. 최 부인은 쌍둥이를 낳고 갖은 고생을 하며 절에서 지낸다. 여승들이 쌍둥이를 버렸다가 장한림의 계시를 받아 다시 기른다. 이윤구는 타국에서 지내다 용왕이 보낸 귀선과 만난다.
이윤구는 왜적의 침입을 알고, 용왕이 보내준 부채 · 보검 · 말을 가지고 출전하였지만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에 장한림이 쌍둥이를 출전시키고, 용왕도 귀선이 낳은 쌍둥이를 보내 이윤구를 구출하게 한다. 부자는 전쟁터에서 만나 왜적을 물리치고 이후 높은 벼슬에 오른다. 이윤구와 최 부인도 다시 만나서 가족들이 잘 살게 된다.
이 작품은 후사를 통해 가문의 영속과 창성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유교 사상 중에서도 '통(統)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피동적 존재로 형상화되고 있는데, 이는 조선 후기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배경 설정을 국내로 한 점, 여러 구전 설화를 포함하고 있는 점, 잡가 계열의 삽입가요를 활용하고 있는 점, 근대식 표기에 가깝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볼 때, 19세기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사건의 긴박한 전개보다는 사건의 다양화를 꾀하여, 여러 작품을 하나로 형상화하였다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친근한 사건을 수용하고 미천한 인물을 주요 인물로 설정하여 하층 독자에 부합하려 한 데는 의의가 있으나 천상 질서의 강화, 사건 전개의 산만함 등이 한계점으로 부각된다.
천상계와 지상계의 관계를 인과응보라는 상식적인 논리로 거듭 설명하면서, 천상계를 형상화하는 데도 염라대왕이나 용왕 같은 민간 신앙적 요소를 가미하였다. 천상계와 직접 통하는 인물이 주인공이 아닌 몸종 귀선이라는 점도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