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판본. 서문과 발문이 모두 없어 자세한 간행경위는 알 수 없다.
권수제(책머리에 적혀 있는 글)에 ‘一峰先生文集終 附錄 一默軒遺稿 上(일봉선생문집종 부록 일문헌유고 상)’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면조정위의 아버지 현기(顯期)의 문집인 ≪일봉문집≫의 부록으로 간행되었던 것이 별본으로 전하여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묵헌유고≫ 상권은 행장 2편, 하권은 서(書) 1편, 서(序) 1편, 기(記) 1편, 서후(敍後) 1편, 논(論) 1편, 주문(奏文) 2편, 계(啓) 1편, 제문 2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일묵헌유고≫ 상권의 행장은 조정위의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인 성기(聖期)의 것이다. 이 행장은 문집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에 성기의 행장은 저자가 1708년(숙종 34) 예문관의 봉교로 있을 때에 지은 것이다. 성기의 문집인 ≪졸수재집 拙修齋集≫에도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글은 특히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학자·문장가로서 일생을 마친 성기의 생애를 자세하게 전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김창협(金昌協)·창흡(昌翕) 형제와 도학·문장에 대하여 논하여 비평 방면에서도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드러내었다.
≪일묵헌유고≫ 하편의 글은 모두 잡저라는 커다란 범주 속에 넣어 처리하였다. 서(書)는 계부인 형기(亨期)를 대신하여 참판 임영(林泳)에게 보내는 형식을 취하여 쓴 의작이다. 학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하여 곡진하게 서로의 입장을 변론한 내용이다.
조정위의 치밀한 논리와 문장력을 과시해 보인 글이다. 서(序)는 내구(內舅)인 김석주(金錫胄)가 동지사로 연경에 갈 때에 그를 전송하며 지은 글이다.
≪일묵헌유고≫의 기는 조정위의 친구인 김중보(金仲輔)가 정자를 새로 짓고 매학당(梅鶴堂)이라고 하였다. 임포(林逋)의 고사와 관련하여 그 뜻을 풀이한 글이다. 논은 장량(張良)이 유방(劉邦)을 권하여 홍구(鴻溝)의 약속을 깨뜨리고 초나라를 공격한 일에 대한 의론이다.
장량이 혈맹이 미처 마르기도 전에 군사를 돌이켜 추격한 일을 두고 사람들이 천하에 신의를 잃어버린 행동이라고 비난하지만, 자신은 장량이 약속을 지킴은 작은 신의이고 배신은 오히려 큰 신의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와 같이 행동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일의 결과보다는 동기를 중요시하였다.
≪일묵헌유고≫의 주문은 임진왜란 때에 조정에서 중국에 청병하던 내용과 한나라 어사대부 공손홍(公孫弘)이 곽해행(郭解行)의 살인을 권한 죄를 다스려달라고 임금에게 청하는 내용을 가상적으로 서술한 글이다. 논과 함께 조정위의 사상과 문장력을 드러내 주는 글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