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판, 174면. 작자의 첫 시집으로, 1929년 조선시단사(朝鮮詩壇社)에서 발행되었다. 권두에 김기곤(金基坤)이 쓴 서문과 함께 작자 자신의 머리말과 권두언이 붙어 있고, 「태양계, 지구」·「소우주, 대우주」·「불의 우주」·「별, 달, 태양」·「아침노을」·「새벽」·「잎 위의 아침이슬」 등 151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작자도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시집은 10여년간의 시편 가운데서 자연시만을 골라 수록한 것으로서, 「태양계, 지구」·「소우주, 대우주」·「새벽」·「잎 위의 아침이슬」 등 제목을 보면 주로 천체나 자연에서 제재를 취한 작자는 이 시집 이전에 다른 사화집을 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폐허』에서부터 시작된 초기시를 이 시집에 수록하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초기시에 대한 작자 자신의 불만 및 자연시로만 이 시집을 엮고 싶었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인지 『폐허』 와 『장미촌』을 통해 발표한 시편들은 감각적 성향과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은 퇴폐적 경향의 특징을 보이지만, 『자연송』에는 해, 달, 우주, 지구 등 자연의 대상을 의인화하고 있어 일정한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이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보면 우리말에 대한 작자의 이해부족이 적지않게 드러난다. 예를 들면, ‘아침노을’이라는 제목을 붙이는가 하면, ‘시뻘건 불’이라고 하는 대신 ‘시뻘건 화(火)’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밖에 이 시집에 실린 작품의 질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송』은 그리 성공한 시집이라고는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