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 2권. 1906년 저술을 완성한 뒤 1909년 7월 회동서관(匯東書館)에서 발행된 이래 1925년 제16판이 간행되었다.
8·15 광복 후에도 1945년 영창서관에서 재판이 간행되었고, 1975년 아세아문화사에서 다시 영인, 간행되었다. 이와 같이, ≪자전석요≫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널리 애용된 권위 있는 한자사전이었다.
종래의 한자사전으로는 ≪운회옥편 韻會玉篇≫·≪삼운성휘옥편 三韻聲彙玉篇≫·≪규장전운옥편 奎章全韻玉篇≫ 등이 널리 유포된 바 있으나, 이들은 그 이름이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이 운서(韻書)에 종속된 색인과 같은 것으로 독자적인 자전의 구실은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자전석요≫는 그러한 운서의 방식에서 벗어나 독립된 자서로서 편찬되었으며, 각 자마다 음과 새김을 한글로 표시한 점에 있어서 종래의 옥편과는 달리 크게 그 면모를 일신하였다고 할 수 있다.
원서에서 이 책을 편찬하게 된 동기를 보면, 우리 나라의 훈몽자서(訓蒙字書)로는 ≪천자문≫·≪유합 類合≫·≪훈몽자회≫ 등이 있으나 새김이 똑똑하지 못하고 고저의 혼동이 심하며, 자음의 구별이 또한 명확하지 못하므로, 중국의 ≪강희자전 康熙字典≫에서 자류와 새김의 본을 받아 우리의 음에 맞는 자서를 편찬하게 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체재는 권두에 원서(原序)·범례·검자(檢字)·목록이 있고, 그 다음이 본문순으로 되어 있다.
범례에서는 채자(採字)·취음(取音)·석의(釋義) 등의 기본방향과 정음(正音)·속음(俗音)·속자(俗字)의 기준을 밝혀 독자의 도움이 되게 하고, 검자는 모든 자류를 획수에 따라 분류하여 자마다 부수(部首)를 밝혀 색인에 도움이 되게 하였다.
목록은 부수별로 상권이 1획에서 4획까지, 하권이 5획에서 17획까지로 되어 있으며, 말미에 총 수록자수 1만6295자를 밝히고 있다. 하권의 권말에는 중요한 구상명사에 대하여 그림으로 보였는데, 총 자수는 588자에 이른다. 이것은 본문의 새김을 보완하는 구실을 한다.
범례의 중요한 내용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자류의 취사는 ≪강희자전≫을 기준으로 하나 새김은 ≪규장전운≫을 근거로 하였다. ② 정음과 속음의 판별도 ≪규장옥편≫에 따르되 ‘箚’와 같은 것은 관습에 따라 속음 ‘차’를 버리고 ‘잡’을 따른다.
③ 두 자가 서로 음의(音義)가 같을 때에는 어떤 자와 같다는 것을 밝히고, 한 자에 여러 음의가 있을 때에는 어떤 자와 통한다는 것을 밝혔다.
④ 속자는 원주(原註) 외에 속간의 새김을 말미에 첨가한다. 그리고 속자에는 한국속자·중국속자·일본속자를 망라하고 있다.
⑤ 한자가 평성(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에 두루 쓰이고 음의가 같을 때에는 먼저 평성을 제시하고 그 다음에 상성과 거성을 보였다.
⑥ 한글의 표음은 ≪소학언해≫의 범례에 따르되 방점(傍點)은 무인본(戊寅本)을 기준으로 하여 평성은 무점(無點), 상성·거성은 오른쪽 위에 1점을 찍어 표시하였다.
⑦ 구개음화한 것은 구별하되 □ 안에 원음을 표시하고 훈음에서는 구개음화한 것을 보였다. 예컨대, ‘天 텬 하날 천’과 같이 텬→천의 두 가지를 동시에 보인 것이다.
⑧ 모음 ‘○’도 위의 ⑦과 같이 하여 ‘○’와 ‘ㅏ’의 두 가지를 표시하였다. ⑨ 용언에 해당하는 훈(訓)의 독법은 관습에 따라 ‘먹을, 안을, 받을’과 같이 ‘-을’로 새기고, ‘-ㄷ’ 받침은 속간에 ‘-ㅅ’과 혼동하여 쓰는데, 관습에 따라 ‘-ㅅ’을 취한다. ⑩ 병서는 ‘ㅺ,ㅼ,ㅽ,ㅾ’과 같은 병서를 버리고 ‘○,ㄸ,ㅃ,ㅉ’과 같이 쓰기로 한다는 것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 책의 특색은 종래의 운서에서 벗어나 독립된 자서로서의 근대적인 조건을 갖추었으며, 자음과 새김을 모두 한글로 제시하여 정음과 속음의 구별을 분명히 한 점 등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