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한성도서주식회사(漢城圖書株式會社)에서 간행하였다. 구성은 음운론에 해당되는 소리, 소리의 갈래, 소리의 바꾸임, 품사론에 해당되는 이름말(명사)·꼴말(형용사)·움즉임말(동사)·꾸밈말(부사)·도음말(조사·어미·보조동사)·잇음말(조사·어미·접속사)·○임말(감탄사), 문장론에 해당되는 글 등 11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부록으로 <옛말, 이제말>이 붙어 있다.
이 책은 그 용어사용에 있어서 특이한 점을 보이고 있으나, 그 문법의 모형은 후주시경학파(後周時經學派)에 속한다. 특히, 구문(構文) 부분은 편자가 밝힌 대로 김두봉(金枓奉)의 ≪조선말본≫(1916)에서 발췌한 것으로서 그 용어의 정의와 용례가 거의 같다. 이 책에서 7품사를 설정하고 있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지만, 이 역시 김두봉의 9품사를 조정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김두봉의 문법을 바탕으로 하여 배재학당(培材學堂)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엮은 교재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종종 독특한 용어와 새로운 설명을 곁들이고 있어서 그 나름대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부록 <옛말, 이제말>은 권덕규(權悳奎)의 ≪조선어문경위 朝鮮語文經緯≫에서 뽑은 것이다. 한편, 1930년에 조선어연구회편(朝鮮語硏究會編)으로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간행한 ≪정선조선어문법 精選朝鮮語文法≫은 그 책명과 내용으로 보아 ≪잘 뽑은 조선말과 글의 본≫의 개제개정판에 해당한다.
두드러진 개정내용은 당시 철자법인 <조선말, 글법의 법>의 권두 추가, 한자용어의 병기, 움즉임말을 움말로, 꾸밈말을 겻말로, 잇음말을 닛말로 바꾸는 등의 부분적인 용어변경, 대신이름말(대명사)을 독립시킨 8종의 품사 설정, 말(문장론) 부분과 부록의 삭제 등이다.
그러나 부분적인 용어의 변경과 7품사에서 8품사에로의 변경 등 이질적인 개정으로 오히려 내용상의 통일성을 잃고 상충이 빚어졌다. 1932년에 강매 저(著)로 박문서관에서 발행된 ≪정선조선어문법≫이 따로 있는데, 이 책 역시 ≪잘 뽑은 조선말과 글의 본≫의 개제개정판에 해당한다.
이상의 세 책은 모두 강매의 저술이며, 이를 통하여 그의 문법적 편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미완성인 ≪조선어문법제요 朝鮮語文法提要≫(1921, 상편만 간행됨.)에서 한글전용을 주장하였고, 이어 ≪잘 뽑은 조선말과 글의 본≫에서 그 주장을 실천하였으며, ≪정선조선어문법≫에서는 개정과 수정을 거듭하였다.
책명의 ‘잘 뽑은’, ‘정선’이 시사하듯이 당시의 연구를 정선하여 종합하자는 것이 저술에 임한 태도였다. 따라서, 이 책은 연구서라기보다는 교육을 위한 저서에 더 가까운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