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하보(何步). 경상남도 충무(지금의 통영) 출생. 20세까지 할아버지 밑에서 한학(漢學)과 한의학(漢醫學)을 배웠다. 1936년 동아일보 통영지국장을 지냈고, 1965년부터 한국문인협회(韓國文人協會) 부산지부 부지부장을 역임하였다.
유치환(柳致環)·염주용(廉周用)·박영포(朴永浦) 등과 동인지 『생리(生理)』를 발간하여 시운동을 벌였다. 같은 잡지에 시 「가을」(1935.6.), 「나의 해복(解腹)날」(1935.6.), 「제미정(題未定)」(1935.6.), 「상심(傷心)」(1935.9.), 「발길」(1935.9.), 「슬픈 그림」(1935.9.), 「자원(自願)」(1935.9.) 등을 발표하였고, 양장시조(兩章時調) 「즉경(卽景)」(1935.6.)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이어 시 「압록강을 건너서면서」(조선문단 24호, 1936.7.)를 발표하였고 신춘문예에 시조 「한야보(寒夜譜)」(문장 15호, 1940.4.)로 추천을 받았다. 그리고 시 「야국(野菊)」(현대문학, 1956.3.), 「산(山)」(현대문학, 1958.8.), 「빛은 살아 있다」(현대문학, 1962.2.), 시조 「습유사제(拾遺士題)」(시조문학, 1967.6.) 등을 발표하였다.
처음에는 자유시를 쓰다가 뒤에 시조로 전환하였다. “해거름에 장끼가 날아간 뒤/갈대도 무서워 바시시 떨고/메뚜기도 오늘은/시름시름 조을고”(‘가을’의 2련, 생리, 1935.6.). 이 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향토적인 정경이 한 폭 그림처럼 서정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으며, 시조작품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저서로는 유작시조집 『한야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