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4월과 1962년 4월의 2차에 걸쳐 『사상계(思想界)』에 분재되었다. 전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으로 입대하여 전쟁에 대한 회의와 좌절감 속에서 갈등을 겪는 일등병 성호는 괴뢰군에 포로가 되어 북으로 이송된다. 이송 도중에 탈출하여 원성으로 돌아오지만, 그는 이미 전사자로 처리 된 상태였다.
이야기의 서두는 소대장인 채소위의 심부름으로 원성에 있는 소대장의 누이동생 지숙을, 폐병으로 입대를 못하여 갈등을 겪고 있는 친구 영규와 함께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성호가 전투 중에 포로가 되고 탈출하여 원성의 지숙을 찾아 올 때까지, 병고를 겪으며 생활하고 있는 영규와 지숙은 가까워지나, 영규의 병이 더욱 심중해지고 두 사람의 거리는 일정한 상태에 머문다.
이 소설의 결말은 적군의 공세에 밀려 재차 후퇴하게 되었을 때, 후퇴를 포기한 영규 모자를 성호와 지숙이 함께 찾아가 설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서기원의 초기 문학적 테마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전쟁의 의미와 전쟁으로 야기되는 상황 속에서 의지의 상실과 갈등을 구명하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한국사람들끼리 흘리는 혈류 속에 서양사람들과 중국사람들의 끈끈한 피가 뒤섞이고 있는 이 전쟁의 착잡한 양상은 미리 마련된 역사의 숙명으로 체념할 수밖에 없다 ”는 데 동의하면서도 ‘승패를 초월해서 자신을 투신할 수 있는 갈망’이 없음을 세 주인공을 통하여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