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제주 동도(東道)였는데, 이중 1416년(태종 16) 한라산 남쪽의 토산(兎山)ㆍ호아(狐兒)ㆍ홍로(洪爐) 등을 통합하여 정의현을 신설하였다. 현의 치소는 처음에 고정의(古旌義)에 있었는데 바다에 가까워 바람이 심하고 왜구의 위험이 있다 하여 1423년(세종 5) 진사성(晉舍城)으로 옮겼다.
1895년(고종 32) 군으로 승격되어 제주부에 속하였고, 이듬해 전라남도에 속하였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제주군에 병합되었고 1931년 남제주군에 들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이 지역의 자체 방어계획에 의하여 옛 정의현의 치소였던 고정의성(古旌義城)은 고려 때 원나라가 설치한 목장을 관리하는 만호가 있었던 곳으로 태종 때 축성하였고, 읍성은 세종 때 쌓았다.
수군의 주둔지로 수산진(水山鎭)과 서귀포진(西歸浦鎭)이 있었고, 해안에는 호촌(狐村)ㆍ자배악(自盃岳)ㆍ토산(兎山)ㆍ달산(達山)ㆍ남산(南山)ㆍ성산(城山) 봉수가 이어졌다. 당시에는 해안도로와 함께 한라산 동쪽 기슭을 넘어 제주를 잇는 도로가 발달하였다.
한라산 기슭 전체가 목장이었는데, 수산평(水山坪 : 지금의 성산읍 수산리)은 원나라가 처음으로 소ㆍ말ㆍ낙타ㆍ나귀ㆍ양 등을 방목했던 곳이다. 당시의 행정구역에서 우도(牛島)가 양분되어 제주와 정의 지역으로 나누어진 것이 흥미롭다. 지금의 성산읍과 표선면 지역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