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배우학교(朝鮮俳優學校)는 현철(玄哲)이 ‘연극인재 양성’을 목표로 1924년 12월에 설립하여 1925년 1월 15일에 개교한 배우 양성소이다. 신극의 선구자로서 1923년 10월에 이미 동국문화협회(東國文化協會)를 설립한 바 있는 현철(玄哲)은 또 다른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이 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이 학교는 처음 서울 종로구 와룡동(臥龍洞)에 있던 변사(辯士) 김덕경(金德經)의 집 2층을 사용하였다가 두 달 뒤에 동대문구 창신동(昌信洞)으로 옮겼다. 이 학교의 교육목표는 연극배우·영화배우·가극배우가 될 사람의 기예를 가르치는 것으로, 입학금을 지불하면 월사금은 무료였다. 수업과정은 보통과(普通科)와 고등과(高等科)로 나누어져 있었고, 각 수료기간은 1년이었다.
강사진은 교장 현철과 영화감독 이구영(李龜永) 등이며, 강좌과목은 보통과는 예술·각본·소설·무대극·영화극·가극개요·서양극사·동양극사·표정체조 등의 기초 이론이었고, 고등과는 예술개론·무대극·영화극·배우술·각본연구·무대미학·영화미학·분장술·무대극·영화극·가극실습 등실기 중심이었다.
1926년에 제1기생을 졸업시켰는데, 이 학원이 배출한 연기자로는 중퇴한 복혜숙(卜惠淑)·양백명(梁白明) 외에 정화영(鄭華永)·이금룡(李錦龍)·김규환(金奎煥)·이응호(李應浩: 王平)·방평산(方平山)·이한용(李漢鎔)·김점석(金點石)·정감룡(鄭甘龍)·손기찬(孫基燦) 등이다.
한편 학생들의 실습을 위하여 천도교당에서 시연회도 두 번이나 가졌는데, 레퍼토리는 현철 작 「개」,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작 「인형의 집」,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 작 「곰」등이었다.
1926년 9월 제1회 졸업공연으로 「인생은 초토같다」를 연습하던 중 현철이 학생들의 연습이 부족하다고 개막을 반대하였는데, 이에 학생들이 반발하여 동맹휴학을 하는 등 분란이 일어나 2년도 못 되어 폐교되었다.
조선배우학교는 전문적인 신극배우가 없었던 초창기에 유능한 신극배우를 양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